며칠전 부터 트럼프는 15일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중대발표는 결국 시리아 공습이었다.
14일,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와 함께 합동 공습작전에 나서 다마스쿠스 북동쪽 바르자의 연구시설과 중서부 홈스의 물류시설 등 3곳에 토마크 미사일 105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미, 영, 시리아 공습을 주도한 미국은 “미사일 공습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지만, 시리아와 러시아는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맞서면서 공습 결과와 그 효과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다. 서로 허위보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공습 개시 이후 성명 발표와 언론 브리핑, 기자회견 등을 잇따라 열고 시리아 공습을 ‘성공적인 임무 완수’로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관련된 타깃에 공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목적은 화학무기 생산, 사용, 확산에 맞서 강력한 억지력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티스 국방장관과 던퍼드 합참의장도 이번 공습후 곧바로 회견을 열고 지난해 4월 때보다 훨씬 고강도로 미사일공습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시리아와 그 최대 동맹인 러시아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시리아 측군은 서방의 공습을 “잔인하고 야만적인 침략행위”라고 규정한 뒤 “다마스쿠스와 기타 지역으로 날아온 110여 발 대부분은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현황도 미미하다는 게 시리아 측 설명이다.
미사일 한 발 정도만 바르자의 과학연구센터를 타격해 건물이 파괴됐고 홈스에서도 요격에 실패한 미사일 한 발이 떨어져 3명이 다쳤을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 러시아 대리전 확대에 세계 관심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이 공습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모습으로 집무실로 출근하는 사진을 공개, 다마스쿠스의 일상에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러시아군 역시 구소련 시절의 시리아 방공망이 크루즈 미사일 70% 이상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며 시리아군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자 미 국방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공습을 ‘성공’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화학무기 핵심시설 3곳 모두 명중했고 시리아의 방공망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또다시 반박했다.
시리아의 방공망 요격 주장에 대해 케네스 매켄지 미 합참 중장은 “미국과 동맹들이 발사한 어떤 미사일도 시리아 방어망에 의해 경로에 지장을 받은 게 없고 우리 전투기나 미사일 어떤 것도 시리아 방어망이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펴고는 있지만 공습 전후의 사정과 결과를 들여다보면 실효성과 효과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리아 정부는 지난 2013년 러시아의 중재로 체결된 합의에 따라 이미 자국 내 화학무기가 모두 폐기된 상태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 공습 대상으로 지목한 시설들에서도 화학무기가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으며, 공습의 원인이 된 시리아 동 구타 지역의 화학무기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 서방이 꾸며낸 일이라는 것이다.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 정부 측 인사는 러시아로부터 공습에 관한 조기 경보를 받은 덕에 목표물이 된 기지로부터 병력을 철수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영 매체는 시리아에서 러시아·시리아군의 자원이 집중 배치된 지역과 요충지가 대체로 평온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서방의 구체적인 타격 시설에 대한 양측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또 공습을 받은 이들 시설 중 일부는 이미 파괴됐거나 오랜 기간 사용되지 않았던 곳이라고 전했다.
이런 한계는 미국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매켄지 합참 중장은 미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번 공습의 성공을 자평하면서도 “여전히 시리아 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잔여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미래에 화학 공격을 계속 실행할 능력 자체가 없어지게 됐다고 말하지는 않겠다”고 시인했다.
실제 공습 당일인 14일 시리아 정부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가장 가까운 반군 거점이자, 이번에 화학무기 공격이 일어났던 곳인 동구타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선언하는 등 전세는 이미 시리아 정부군으로 기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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