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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죽었다

sisa3369 2021.02.11 23:35 조회 수 : 63

코로나 시대를 맞아 민주주의가 위험하다는 소리가 여러 나라에서 들린다.

의회민주주의 보루라는 미국조차 의사당 폭동사태로 참혹하게 무너졌다.

보수의 만행이라 불러야 할까. 어쨌든 미 공화당은 보수다. 공화당의 대통령 트럼프가 저지른 미 의회 폭동 사주와 방조는 역시 미 의회주의, 민주주의의 종말을 참혹하게 보여주었다.

기시감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 다큐 영화 ‘룰라에서 탄핵까지’ -민주주의 위기-는 민주주의가 허구이고 죽었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길고 긴 싸움 끝에 쟁취한 민주주의, 그 민주 정부는 어디로 갔는가. 브라질 국민의 한때 염원이었던 군사독재 종식과 민주주의 꽃은 사라지고 만 것일까.

보우소나루 군인출신 정치인이 다시 브라질 대통령이 된다. 20년의 군사독재에 지치지도 않았는지 브라질 국민은 다시 군인을 선택했다. 박정희의 20년 유신독재 이후, 전두환 군사독재, 그리고 노태우를 다시 선택했듯이.

탄핵에 이어 감옥으로 간 룰라 전 대통령, 같은 듯 정반대의 극에 선 브라질 정치 판형.

룰라를 몰아낸 브라질 정치판은 한국과 흡사하다. 단지 ‘보수’인 박근혜 이명박이 감방에 간 것과 ‘진보’ 민주진영이 어렵게 정권을 쟁취했다가 롤라가 탄핵에 이어 감방으로 간 것은 진보와 보수만 다르다.

남미의 나라가 그렇듯 브라질은 1985년까지 20년을 군사독재치하에 시달렸다. 폭력 고문 망명 검열 부패로 얼룩진 시대였다. 첫 민주주의 실현이 룰라 대통령 당선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으로 민주주의 완결은 아직 먼 길이었다.

다큐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분노가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옆에 친구라도 있다면 많은 술을 마셨을 터였다.

보수의 뿌리 깊은 세력들은 비록 대통령은 뺏겼지만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곳곳에서 조직적 저항이 계속되고 결국은 룰라의 뒤를 이은 호세프 여 대통령이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모호한 명분으로 몰아붙여 탄핵에 성공한다. 정권이 흔들린 틈을 이용해 연이어 룰라마저 구속시킨다.

보수 세력이 끝내 찾아낸 부정부패 한 건을 잡아내 옭아 맨 것이다. 딜레마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적어도 민주 진영에서 잡은 정권인 만큼 독재정권과는 달라야 했다. 선거 불복이나 표현의 자유도 존중하고 탄핵 과정도 지켜만 보다가 끝내 덜미를 잡힌다.

‘카 워시’ 작전으로 불린 검찰의 작전은 명백한 증거도 없고 중범죄도 아니었지만 선동과 조작 언론을 앞세워 몰아붙였다. 아파트 한 채를 받았다는 혐의지만 별다른 증거도 없다. 우리도 지난해 지치도록 본 조국 사건을 떠올리면 된다. 우리는 노무현의 죽음을 보았지만 브라질은 아직 진행 중이다.

실제 온갖 부패를 저지르고 부를 챙긴 보수정치인들이 갑자기 정의, 독재를 외치고 애국가를 국회에서 불러댄다. 잠깐이지만 진, 보, 진영이 바뀐 것인지 착각마저 든다. 이 대목에서 나경원의 ‘빠루’ 국회가 떠오른 것은 나만은 아닐 것이다. 전광훈과 태극기 부대가 입에 달고 사는 구호는 애국과 자유, 그리고 정의, 민주주의까지 외친다. 표현의 자유를 무기로 위장된 정의로운 행보다.

누가 머래도 브라질 민주주의 몰락에 결정적 힘은 몰지각한 여론과 지지층이었다. 히틀러 시대 독일 국민이 보여준 그 단결력 말이다.

법비法匪와 썩은 의회도 어쩐지 닮았다. 법비들은 현미경을 들이대고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 여기서는 윤석열의 조국 수사가 연상된다. 언론은 법비 쇼를 열심히 중계한다. 한국도 기레기들이 압수수색하는 검사의 짜장면 먹는 것까지 중계하지 않았던가.

대학 나온 검사는 고졸 대통령을 조롱하고, 고시 합격이 하늘에서 딴 별인 양 평생을 우려먹는다. 법비들은 국민도 법전도 무시하고 조직과 출세만을 위해 발악한다. 법비는 사건을 덮을 때와 죽기로 파고 들 때를 잘 알고 있다. 법은 절대 평등하지 않는 것을 여실히 과시한다.  

법비들은 정치판만 뒤흔드는 것은 아니다. 논란중인 옵티머스, 라임, 등 대형 펀드 사기사건에도 법비들은 뭉개고 감추고 뒤엎고 있다. 권력 다음은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청년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보우소나루는 평소 이런 말을 했다. ‘흑인은 아무 일도 안 하니까 살아 있을 필요가 없다’ ‘넌 못생겼으니까 난 강간 안 할거야’ ‘난 고문을 찬성한다. 국민도 찬성할거다 당신도 알다시피’ ‘군사정권 시절 고문과 살인 전문가를 공개적으로 존경했다’

지금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천박함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는 가벼운 독감’이라 방송하고, 사회적 격리를 반대하며 집단 파티를 강행한다. 

김종필이 친척인 박근혜를 칠푼이로 불렀듯이, 인간의 천박함은 지적 수준, 윤리와 모든 수준에 비례한다. 탐욕과 염치, 반성도 천박함은 잣대가 된다. 천박함이 민주주의를 몰락시킨다.

트럼프의 천박함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 천박함의 끝은 임기 7일을 남기고 탄핵과 사퇴의 절벽에 몰렸다. 시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천박함은 닮는 것인가.

트럼프의 천박함도 보우소나루 못지않았다. ‘테러리스트를 잡으려면 가족을 족치면 된다’ 여 방송 앵커에게 ‘켈리 년 눈에서 피가 나왔다. 아랫도리에도 피가 흐를 것’이라고 TV토론회에서 비난했다. ‘코로나가 독감보다 덜 치명적’ ‘거국적으로 마스크 쓰기 권장할 때 트럼프는 쓰지 않았다. 확진자 세계 1위 불명예에 전셰계 확진자 25%는 트럼프의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

법비들의 검찰개혁을 외치는 때에 정의당 의원 장혜영은 ‘민주주의를 위해 검찰개혁은 가장 민주주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태섭도 ‘민주주의 없이 검찰개혁도 없다’고 응수했다. 그들은 차마 모른 것일까. 성향이 그런 것일까. 무지와 지적 성숙도가 행실을 결정한다. 그들이 알든 모르든. 더 따져 본다면, 왜 검찰 개혁에만 유독 높은 잣대를 들이대고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요구하는가. 언제 그들이 세상 모든 일에 ‘가장 민주적인 방식’을 요구했던가. 그 민주적인 방식을 세월호나 신천지에도 요구했던가.

지금쯤은 깨달았을지 모르겠다. 절대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장담하지만, 미 민주주의 상징으로 추앙하던 미의사당이 폭동으로 몰락하던 날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특권을 가진 소수가 다수를 짓밟고 빼앗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행복과 안녕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들 소수는 가진 것을 놓지 않기 위해 카르텔을 조직하고 장애물을 가차 없이 제거한다. 특권과 반칙 없는 사법정의를 팽개치고 사법의 정치화를 자행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지들 가진 것을 놓지 않기 위해 저지른 인간 말살이다. 법비法匪에 의상醫商, 정치인, 교수, 언론, 대기업 어느 곳도 위험하기만 하다. 검찰개혁의 홍역을 치르고 있는 법비들를 보면서, 검찰의 정치화를 보면서, 확인한 민주주의 주검.

법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무너진 세상은 위기가 분명하다. 환멸의 시대 몰락의 시대다. 미국의 민주주의의 등대 신화마저 무너졌다.

15개월후면 또다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트럼프와 보우소나루를 보면서 한국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미국은 과연 쿠데타로 무너질 수 있는가. 오래 생각해볼 일이다.

이제 드러난 민주주의 위기를 직면하고 미국은 과연 전화위복의 길을 갈수 있을까. 선택은 시민에게 달렸다. 제발 이것마저 소수 엘리트 몫이라고 하지 말라. 

미셸 오바마의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격 있게 가자’는 아직 유효한가. 과연 세상을 바꾸고 우리를 변화시킬 것인가.                                < 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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