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틀 | <기획취재> 다시 불붙은 언론적폐 청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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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언론이 확보한 출금전표와 접대내역이 적힌 문서 일부는 영포빌딩 지하 2층에서 발견됐다.
2006년 8월31일자 출금전표에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보좌관이었던 조씨 이름으로 지불되었다. 조씨는 이후 대통령 후보 공보특보를 거쳐 18대·19대 국회의원을 했다.
그는 8월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기자들을 4번 접대하며 206만6200원을 썼다고 기록했다. 접대 명단에는 연합뉴스 추 아무개, 한국일보 김 아무개, 조선일보 권 아무개, 동아일보 박 아무개, YTN 김 아무개 등 기자 5명의 실명이 등장했다.
2006년 10월10일자 출금전표에도 조씨의 이름이 등장한다. 역시 기자 접대비다. KBS 김 아무개 정치부장, YTN 최 아무개 정치부장과 9월29일 만나 10만5000원을 썼다.
10월2일에는 한국일보 유 아무개 정치부장 포함 한국일보 기자 2명과 만나 14만 원을 쓴 뒤, 뒤이어 80만 원을 썼다고 기록하고 있다.
10월10일 조선일보 권 아무개 기자와 만났을 때는 40만 원을 썼다. 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경우 법 위반에 해당될 정도의 접대가 오고 간 것으로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기록상 MB 측의 기자접대는 쉼 없이 이뤄졌다. 접대 내역을 정리한 문서에 따르면 9월12일에는 세계일보 원 아무개 등 세계일보 기자 2명을 만나 20만6800원을 썼다.
다음날인 9월13일에는 내일신문 박 아무개 등 내일신문 기자 2명을 만나 14만 원을 썼다.
다음날인 9월14일에는 중앙일보 강 아무개, 연합뉴스 이 아무개, KBS 남 아무개, SBS 김 아무개 등 4명의 기자와 만나 103만원을 썼다.
같은 날 중앙일보 최 아무개 등 중앙일보 기자 2명과 조선일보 권 아무개 기자를 만나 16만4000원을 쓰기도 했다. 지역도 빼놓지 않았다. 9월23일에는 부산일보 기자 2명, 국제신문 기자 2명과 만나 130만 원을 썼다.
기자들에게 기회마다
촌지 뿌린 MB
일부 출금전표와 접대내역이 적힌 문서로 드러난 정보로 유추해보면 MB측은 대선을 앞두고 기자들을 촘촘하게 만났고, 접대대상은 주로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보수 매체 중심이었다.
이는 당시 박근혜 후보와의 당내 경선이 사실상 결선이었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논조가 당내 경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MB측이 기자들에게 촌지를 뿌린 문건도 드러났다. MB측은 2006년 7월26일 ‘동아일보 박 아무개 기자 연수 격려’ 명목으로 100만 원을 썼다고 기록했다.
7월27일에는 ‘조선일보 윤 아무개 기자 연수 격려’ 명목으로 역시 100만 원을 썼다고 적었다. 그해 10월4일에는 중앙일보 최 아무개 기자에게 추석 귀향비 명목으로 50만 원을 줬다고 적었다. 이 같은 촌지는 주요 매체 정치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전 방위적으로 뿌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기자들은 한결같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돈을 받지 않았다’ 등의 옹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정언유착의 정황을 보여주는 해당 접대 및 촌지 사례로 정치계뿐만 아니라 언론계를 향한 도덕적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접대와 촌지를 통해 언론보도를 ‘마사지’했던 이명박은 피의자 신분이 되어 구속됐다. 그러나 10여 년 전 이씨의 불법자금에 대해 취재하고 질문하는 대신 사실상 불법자금으로 접대를 받으며 여론을 호도했던 기자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언론계에 남아있다.
예상은 했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돈을 통한 언론 관리를 처음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보도는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 내용을 인용하는 매체는 없었다. 삼성 장충기 보도가 없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뉴스는 있지만 보도는 없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은 보도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명박 캠프 당시 언론특보로 합류했던 39인의 출신 매체와 이명박 정권하에서 ‘요직’을 챙긴 명단, 출범 이후 합류한 언론인의 출신 매체와 정부 기관 직책을 정리한 명단 등을 공유하며 확산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MB캠프 언론특보 33인’ 명단에는 곽경수 전 SBS 기자가 청와대 춘추관장을, 신재민 전 주간조선 편집장이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이동관 전 동아일보 정치부장이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내용이 담겨 있다.
‘정권 출범 이후 합류한 언론인 22인’ 명단은 ‘MB KIDS’라는 제목의 이미지 파일로 확산 중이다. 명단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했던 김은혜 전 MBC 기자, 역시 청와대 대변인을 했던 박선규 전 KBS 기자,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유정현 전 SBS아나운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명박 국회의원 시절 6급 비서관을 지낸 김유찬의 주장도 회자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07년 6월 한나라당 대선 경선 시절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가 1996년 선거 당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들에게 술접대 뿐 아니라 성접대까지 조직적인 관리를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씨는 “100만원에서 등급별로 70만원, 50만원 정도 별도로 촌지를 교부했다”면서 “이(광철) 전 비서관(일반기자 관리)은 접대비로만 월 4000만원 정도가 든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기레기 언론인 퇴출운동
김씨는 최근에도 이 같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SBS에 출연해 “보수 언론 기자들이 자주 찾아온다. 돈 많은 의원이니까 술 한잔 사달라고”라면서 “한달에 술값이 대략 4천만원 이상 씩 결제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이명박이 국회의원 시절 한달 4천만원의 돈으로 언론인들을 관리했다는 김씨의 주장이 2007년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촌지 명목의 돈을 언론인에게 건넸다는 보도와 겹치면서 신빙성 있는 주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MB 측 언론 관리 문제가 올라왔다. 한 누리꾼이 “공개된 언론들 리스트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검찰에서 영수증과 문건을 확보한 이상 모든 리스트 공개하고 법대로 강력하게 조사해서 부패한 언론사들을 퇴출해 달라”고 쓰자 1만 5천여 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언론에 대한 오랜 불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이명박이 구속되고 난 후 특정 정치권력과 언론인들 사이 ‘거래’로 볼 수 있는 내용이 드러나자 언론이 정치권력을 견제하지 못해 결국 시민들만 피해를 입었다는 분노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불붙는 장자연 사건
최근 불거진 언론 질타의 한 축은 ‘장자연 접대 문건’ 사건이다.
고 장자연씨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검찰 과거사 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재조사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청와대 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선 장자연씨 사건을 2차 재조사 대상에 포함시킬지를 집중 논의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일부 위원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재조사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회의에서, 고 장자연 사건(2009년)을 비롯해 KBS 정연주 사건(2008년), 용산참사 사건(2009년) 등 7건을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권고할 2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결론 냈다.
앞서 과거사위는 1차 사전조사 권고 대상으로 김근태 고문사건(1985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1991년), PD수첩 사건(2008년),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사건(2010년) 김학의 차관 사건(2013년) 등 12건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재조사 대상 후보에 올랐던 장자연 사건은 빠져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을 샀고, 그후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시작돼 청원에 동참했다.
장자연 사건은 지난 2009년 탤런트 장씨가 언론사 사주 등 유력 인사들의 접대를 강요받아 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KBS가 고인의 유서 내용을 보도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경찰은 “개인적인 경제적 어려움, 또한 평소 앓고 있던 우울증 등이 겹쳐 복합적으로 자살에 이른 것”이라고 발표했고, 검찰도 기획사 대표와 매니저만 불구속 기소했을 뿐, 의혹이 제기된 유력 인사 10명에 대해선 ‘혐의 없음’ 처분을 해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재수사 청원 후 급물살
특히 당시 최초 보도한 KBS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유력 검토하기로 한 것은 수사선상에 올랐던 17명중 1명인 ‘조선일보 방 사장’과 관련된 수사가 미진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장씨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조선일보 방 사장’에게서 접대와 잠자리 요구를 받았다고 기록했다. 경찰은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고만 기록된 인물을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으로 추정하고 조사했지만, 알리바이가 확실하다며 장씨가 서울 청담동 중식당에서 함께 만난 당시 스포츠조선 사장 A씨를 방 사장으로 착각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KBS가 입수한 수사 기록을 보면, A씨는 장씨와 만난 식사 자리를 방상훈 사장의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주재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수사 기록과 경찰 발표가 일치하지 않았던 것.
소속사 김종승 대표 역시 중식당 모임에 방용훈 사장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종승이 잡혀서 진술을 했어요. 48시간 안에 구속시켜야 했기 때문에 거기에 코리아나 사장이 있었다는 걸 (진술)했는데 확인을 못했죠. 시간이 늦어서...”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이런 진술을 확보하고도 방용훈 사장은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누가 주재했든 간에 그 사람을 조사할 이유는 없는 거죠. KBS 사장이 주재했다고 그 사람을 조사해요? 불러서 안 오면?”이라고 반박했다.
KBS는 “검찰 과거사위는 ‘조선일보 방 사장’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고, 스포츠조선 전 사장 A씨에 대한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재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씨는 지난 2008년 9월 조선일보 방 사장을 접대하고 이어 10월에는 사장 아들을 접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KBS는 9년 전에도 장씨 사건을 단독 보도하면서 ‘방 사장’을 거론, 조선일보사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가 패소한 바 있어 향후 조선일보 측의 대응도 관심이다.
이에 거론된 인물인 방용훈 방상훈 형제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방상훈 방용훈 형제는 고 방일영 전 조선일보 회장의 아들이다. 장남 방상훈은 1948년생이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현재 조선일보를 이끌고 있다.
경복고등학교, 오하이오 대학교 경영학과, 연세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슬하 2남 2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 방준오는 조선일보 부사장, 차남 방정오는 TV조선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방상훈 회장의 동생 방용훈은 조선일보 계열사인 코라아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1952년생으로 방상훈 회장처럼 오하이오대학교 경영학 학사를 나왔다
장씨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조선일보 방 사장’에게서 접대와 잠자리 요구를 받았다고 기록했다. 앞서 사건이 일어난 2007년 경찰은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인물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라고 판단하고 조사했지만, 이후 방상훈 사장은 알리바이가 확실하다며 문건 속 인물이 당시 스포츠조선 사장 A씨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KBS는 압수한 수사 기록을 근거로 당시 A씨가 “장씨와 만난 식사 자리는 방상훈 사장의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주재했다”고 전했다. 장씨 소속사 김종승 대표 역시 중식당 모임에 방용훈 사장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 이미숙, 송선미도 관련
한편, 방용훈의 자살한 부인 이씨의 유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2016년 한강에 투신해 자살한 이씨는 유서에서 “부부 싸움 중 남편한테 얻어맞고 온갖 험악한 욕 듣고 무서웠다”고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또 “4개월 간 지하실에서 투명 인간처럼 살아도 버텨 봤지만” “강제로 내쫓긴 날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표현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씨는 유서에서 “자녀들이 아빠가 엄마를 내보내라고 했다면서 사설 구급차를 불러 집에서 강제로 내쫓았다”고 썼다. 이씨는 집에서 쫓겨난 지 열흘 후에 자살했다.
특히 이 사건에는 탤런트 이미숙, 송선미도 포함돼 있다. 장씨가 사망 직전 장자연 문건 유출에 고인을 돕기 위한 목적보다는 호야스포테인먼트로 이적한 이미숙, 송선미의 법적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를 유출하는 등 개인적 목적으로 문건을 공개한 사실 때문에 장씨가 공개 직후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이미숙은 호빠에서 연하남과 불륜 애정행각을 벌이다 스캔들을 무마하기 위해 송선미와 짜고 언론에 문건을 유출시켰다.
한편, 불륜 사실을 부인한 이미숙은 2012년 자신의 불륜 스캔들을 보도한 기자와 전 소속사 대표 김씨를 상대로 10억원을 청구하는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민사 소송에서 패소하자 형사고소를 취하했다. 그러자 김씨는 지난해 4월 공갈미수,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1년째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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