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 등으로 법의 철퇴를 맞은 남가주 지역 업체들이 낱낱이 공개됐다. 한인 업체도 30여 곳 이상 포함됐다.
지난 9일 가주 노동청 산하 노동표준단속국(DLSE)은 남가주 지역 ‘임금 착취(wage theft)’ 업체 250곳의 명단과 벌금액 등을 공개했다.
체불 임금, 벌금, 합의금 등은 적게는 수천 달러부터 많게는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남가주 지역 노동 시장의 민낯인 셈이다.
우선 랜초도밍게즈 지역 파고 트럭킹은 총 900만799달러로 체불 임금과 벌금 등이 가장 많은 업체였다.
이어 퍼시픽9트랜스포테이션(702만6410달러), 윈윈로지스틱스(369만3455달러), 수피리어디스패치(247만7420달러), 트레이드링크트랜스포트(154만6841달러) 등의 순이다. 마마스하우스소울푸드는 3244달러로 250번째 이름을 올렸다.
한인 업체들도 다수 포함됐다. W 어페럴, J 어페럴, D 패션 등 주로 의류 및 식당 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가주 노동청 줄리 수 커미셔너는 “초과 근무 수당, 최저 임금 지급 등 직원이 가져야 할 합법적 권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보장하지 않는 것도 임금 착취의 요소로 본다”며 “임금 착취는 노동 영역, 연령, 인종, 성별,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DSLE는 반 이민 정책을 지향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이민 신분을 이용한 임금 착취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DSLE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주가 이민 신분을 이용해 임금 착취 및 보복 등을 한 행위로 기소된 것은 2017~2018년 1월까지 총 115건이었다. 이는 2014~2016년(9건)에 비하면 무려 10배 이상 급증했다.
노동청 진 최 조사관은 “고용주가 서류 미비자 직원에게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신고해서 너를 추방시켜버리겠다’며 협박하고 임금을 주지 않는 행위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연방과 가주 노동법은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적용되며 위반 사례 근절을 위해 카운티 및 시정부 등과 함께 고강도 합동 수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LA시는 지난 2016년 임금표준국(OWS)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21개 업체에 총 24만7384달러(1505명)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업체당 약 1만 달러 이상 벌금을 부과한 셈이다.
김해원 변호사는 “임금 착취는 단순히 ‘체불’이 아니라 식사시간, 휴식시간, 유급 병가, 출산 휴가 등을 이행하지 않은 것도 포함되며 거기에 ‘손해 배상(liquidated damage)’ 벌금까지 내야 한다”며 “노동청과 OWS 등은 종업원을 대신해 고용주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할 수 있는데 고용주가 소유한 부동산에 근저당도 설정할 수 있고 벌금은 고용주 또는 임원 같은 개인에게도 물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가주 지역의 임금 착취는 연간 2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개별 노동자의 수입으로 환산했을 경우 일주일에 64달러, 연평균 3400달러에 해당하는 임금을 착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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