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발작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공황장애 환자들의 임상 특징을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환자가 ‘심장이 빨리 뛴다’, ‘심장이 아프다’, ‘심장이 조인다’ 등의 순환기 증상과 ‘숨이 안 쉬어진다’, ‘질식할 것 같다’ 등의 호흡기 증상을 호소한다.
공황발작은 이처럼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 증상이 신체적 질환으로 인한 것인지 공황장애로 인한 것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흉통 같은 증상들은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의 증상과 유사해 감별이 필요하다. 공황장애 환자의 자살율이 높은 것도 우울증에 기인한다. 발병과 종말이 우울증이 문제인 것이다.
한번 공황장애를 겪은 사람은 공포에 빠진다. 호흡곤란이나 유사증상 발생을 두려워 한 공포심 때문에 더욱 곤란한 상태에 스스로 빠지는 것이다.
의식이 있는 대낮에도 발생하지만 잠을 자다가 겪는 고통도 끔찍하다고 호소한다. 졸립지만 공포 때문에 잘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면 죽음의 공포 그 자체다.
공황발작 갑자기 발생, 몇 분 이내 악화
공황발작은 뚜렷한 자극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신체적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이런 증상이 갑자기 발생해서 몇 분 이내에 악화된다. 공황발작이 있을 때는 심장 두근거림 및 호흡곤란과 같은 신체 증상과 함께,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심한 불안, 두려움, 공포 등의 정신적‧인지적 증상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응급실,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등을 거쳐 이상 소견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공황장애란 이러한 공황발작을 적어도 1번 이상 경험한 이후, 한 달 이상 추가적인 공황발작이나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 혹은 공황발작과 관련돼 회피 행동이 나타날 때 진단할 수 있다.
미국 보고에 의하면 공황장애 평생 유병률은 약 1~4%로 100명 중 1명에서 4명꼴이며, 공황발작의 경우는 일반 인구의 약 5~6%에서 경험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정신건강실태조사상 공황장애가 포함된 불안장애는 9.3%, 공황장애 평생 유병률은 0.4%다.
불안장애는 극도의 공포, 불안 및 관련된 행동 장애의 특징을 지난 질환들이 포함된다. 공황장애뿐 아니라 사회공포증, 광장공포증, 특정공포증, 범불안장애 등이 불안장애에 해당한다.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게 되면 병력, 정신상태 검사 등을 통해 공황장애를 평가하며 필요시 심리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공황장애를 진단하기 전 중요한 점은, 공황발작과 유사한 증상을 갖는 신체 질환을 감별하는 것이다. 공황발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나 약물, 예를 들어 카페인이나 각성제 과다복용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갑상선 또는 부갑상선 기능 이상, 저혈당증 등을 감별해야 한다. 이러한 신체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흉부방사선섬사, 뇌영상검사 등이 시행되기도 한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면 공존하는 정신과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흔히 공황장애에는 우울 증상이 동반되는데, 공황장애 환자 10~25%에서 주요 우울증이 공존한다. 이처럼 우울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 공황 증상은 더 심한 양상을 보이며 우울증을 겪는 기간도 더 길어질 수 있다.
또 회피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광장공포증이 동반될 수 있다. 광장공포증은 그 상황이나 장소를 빠져나갈 수 없다고 느끼거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대중교통 이용 시, 주차장이나 다리와 같은 열린 공간, 영화관 같은 밀폐된 공간, 사람 많은 곳, 집 밖에 혼자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공황장애는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범불안장애 등 다른 불안장애와도 흔하게 공존할 수 있다.
공황장애의 대표적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있으며, 치료 시 환자 대부분이 증상의 호전을 경험한다. 아울러 공황장애로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료 초기에는 공황발작의 횟수 및 예기불안을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와 상태가 되면 비약물 치료에 점차 비중을 두고 약을 줄일 수 있다. 치료에 반응이 좋은 경우 약 8개월에서 1년 정도 약물을 유지하다가 중단하게 된다.
다만 공황 증상이 남아있다고 약을 임의로 더 먹거나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삼가야 하며,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특히 항불안제의 경우 술을 마시고 복용하면 약물 작용이 상승할 수 있어 예측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항불안제와 알코올 병용을 피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알아내고 교정하는 치료로, 약물치료와 병행 시 공황장애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다. 다른 불안장애처럼 공황장애도 비교적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질병이지만,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으며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약 70~90%의 환자는 상당히 호전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공황장애에 광장공포증이나 우울장애까지 합병돼 치료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한 전문의는 “공황장애 극복을 위해서는 술, 담배, 커피와 같은 공황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을 하지 않는 생활 습관 개선과 이완 훈련이 도움이 된다”며 “평소 호흡 이완 훈련이나 명상과 같은 활동을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몸의 이완 반응을 강화시키고, 공황발작이 발생했을 때 좀 더 신속하게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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