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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아래로 <하향>

sisa3369 2023.05.08 23:13 조회 수 : 601

 

경계를 너머 떠나온 이민자의 삶은 무엇이 다른가.

어쩌다 고향을 떠나 변방을 떠돌며 사는 생이 되었는가.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다.

타고난 팔자의 운명이기도 하고 현명하거나 한때의 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어차피 생은 한번 사는 것이고, 그 선택은 자신이 한다.

혹은 부모 손에 이끌려 온 경우도 있을 것이고, 형제나 친구 따라 떠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고향에서 사는 삶과 이민의 삶은 무엇이 다른가.

 

20년 넘은 이민의 삶, 많은 것들이 남는다. 즐거움보다 고통이 많은 것은 원래 고해苦海의 삶을 지고 가야 하는 인생의 숙명이리라. 그것이 인간의 원죄原罪다.

그래서 살아지는 게 아닌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생이다.

나이가 들면 쉽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다고들 말한다. 정리하는 때라는 말이다. 생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날과 주변들을 정리하라는 것이다. 

잘못과 과오가 많은 것, 하지 못했던 것들이 후회로 남지만 모두 흘러간 물이고 바람일 뿐이다. 

모두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한 인생이 가는 것이다.

 

타국에서의 삶은 특이점도 있다.

나라가 다르니 특이한 것은 당연하지만 한인들의 생활도 변화하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

지역 적응 탓인지 먼저, 뭉쳐서 살기를 바라고 단체나 교회에 속하는 경우다. LA에도 수많은 한인교회와 한인단체가 있다. 문제는 조직의 지향점이다. 지향점은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해가며 방향이 결정되겠지만 인간 군상의 성향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미국 이민 120년을 맞는다.

다 아는 사실은 이민생활의 뿌리를 내리고, 조국의 독립운동을 돕고, 민주화운동, 통일운동도 했지만, 언제나 틈바구니마다 쟁투와 이전투구가 있었다. 민족성, 어쩌고,,, 폄하는 안 된다. 누구나 어디서나 사람이 모이면 다툼이 있는 것이 이치다.

한인들만이 아니라 스페인에서도 튀르키예에서도 2-3 사람이 모이면 고함치고 싸우는 모습을 많이 봤다. 우리보다 더 급하고 불 같은 성격들이다. 오죽하면 각 나라에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문제는 민족, 아니 조직의 지향점이다.

원컨대, 집단지성의 정답을 향하면 좋겠지만 그러하지 않는 게 인간들의 삶이다.

백년전에도 이 땅에서는 이합집산과 이전투구가 있었고 그 중심에 안창호와 이승만 등등이 있었다.

돌아보면 어떤 주장보다 조국의 독립 앞에 나설 수 없겠지만 그들은 분열하고 싸웠고, 배신에 밀정 짓까지 했다. 

120년전, 하와이 이주농민으로 하와이 땅을 밟은 전명운, 계획대로 1년후 계약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고생 끝에 나름 정착했지만 불 같은 정의감은 숨기지 못했다. 도산과 공립협회에 함께하다가 친일 외교관 스티븐스를 처단하는데 지원했다.

스티븐스는 샌드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에 조선이 일본 식민지가 된 것은 유익한 바가 많고, 일본은 조선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생계 유지를 돕고 있다고 썼다.

이에 격분한 공립협회는 항의하고 정정을 요구하자, 스티븐스는 이완용, 이토 같은 충신이 있어 다행이고 일본이 아니면 러시아에 빼앗겼을 나라라고 성명서를 냈다. 

1908 323, 일본 영사와 함께 페리부두에 도착한 스티븐스를 전명운이 권총을 쏘았다. 불발이었다.  권총으로 가격하고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때 옆에 있던 장인환이 총 세 발을 쏘았다. 스티븐스는 이틀 후 사망했다.

이때 두 독립투사를 변호 할 한인변호사가 없었다. 이승만이 동부에서 돈을 받고 왔지만 허송세월만 하다가 비용만 축내고 되돌아 갔다.

이어 떠오르는 대목은 1973년 샌프란시스코의 이철수 살인누명 사건이다. 이때도 한인변호사 누구도 변론에 나서는 이는 없었다. 나중에 유재건 변호사가 합류하고 이경원 기자의 집중취재로 무죄로 석방되었지만 무관심 헸던 한인변호사들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지금은 어떠한가.

자식 자랑으로 유명대 합격을, 다음은 자 직업 의사, 변호사 된 것을 자랑한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였는가?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았는가?

그래서 뭐? 그래서 뭐??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잘 먹고 잘 살은 것이 나와,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 나만 배부르면 되는겨?

그래서 그들이 욕을 먹는 것이다. 많이 배우고 재산도 갖은 자들이 손가락질 받는 이유다.

제 몸하나 건사하기 힘든 세상이 갈수록 되고 있지만, 그래서 주위와 세상을 돌아보며 살아야 하는 게 세상이치다.

올 연초부터 향우회가 나서 LA한인타운에 밥 굶는 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봉사행사를 해오고 있다.

말이 되는가, 최고 부자나라 한인타운 한복판에 밥 굶는 한인노인들이 있다니.

한 교회에 2백명이 등록되어 도시락과 여러 먹거리를 받아 간다. 어떤 사람은 단체봉사에 참가했다가 개인 봉사행사를 갖기도 했다.

노인들은 사각지대에 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이국 땅에서 근근이 살아가며 죽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근심거리는 장례비 마련이라고 한다. 그마저도 갖지 못한 노인들은 의대 실험용이나 무연고 처리가 되는 것에 두려워하고 있다.

서로서로 먼저 죽은 사람을 챙길 것을 부탁하고 온전히 죽기를 바랄 뿐이다.

경주 최부자는 십리 내에서 굶어 죽는 이가 있다면 내 책임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많은 단체들이 한국지향적이고, 정치지향적으로 감투를 쓰면 명함 들고 한국이나 들락거린다.

주류사회 진출, 참여보다는 이권과 쌈박질을 일삼고 한인사회에 치욕이 되고 있다.

사회 봉사나 지역 발전(한인타운), 타 민족과의 화합과 경쟁, 2세교육도 챙겨야 하지만 한인사회 모습은 그러하지 못하다.   

왜 아래를 지향하는 단체나 단체장은 없는가.

왜 말로만이 아닌 민초, 이민자들을 대변하고, 위하는 단체는 없는가.

동포청 발족에 즈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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