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방문점검 노동자들이 원주에서 총파업 승리결의대회 모습
코웨이USA 직원 157명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2차 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가결 결정됐다. 노조설립에 참가한 직원들은 사측이 최종 투표결과를 받아들이고, 당장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촉구했다.
코웨이USA 노동조합준비위원회(가칭, 이하 노조준비위원회)는 전날 노조설립을 위한 2차 최종투표에 직원 121명이 참여해 찬성 89, 반대 32로 과반 이상(50%+1표)인 74%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방노동위원회 주관으로 투표가 진행된 만큼, 코웨이USA 직원들은 노조설립 권리를 갖게 됐다.
노동조합준비위원회 측은 “지난해 10월 1차 투표 때 사측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이번에 최종투표를 진행했다”며 “사측이 투표결과를 인정하는 과정이 남았지만 사실상 노조설립에는 문제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코웨이USA 노조는 ‘가주 소매 및 식당 노동조합(California Retail & Restaurant Workers Union)’과 연대,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도 등록할 예정이다. 가주 소매 및 식당 노동조합은 지난해 6월 활동을 시작한 한식당 ‘겐와 코리안 바비큐’ 직원들이 설립한 노조다.
노조준비위원회는 코웨이USA 제품을 판매, 설치, 유지·보수하는 일명 코디, 코닥, CT로 불리는 직원들이 주축이다. 이들 대부분은 여성으로 가정방문 등 현장 경력이 5~10년이라고 한다.
노조준비위원회를 결성한 코웨이USA 직원들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사측에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지난해 4월에는 직원 80명이 동의한 요청서를 보냈지만 사측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한다.
노조준비위원회는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의 상담과 지원을 받아 노조 설립에 나섰다. 연방노동위원회는 노조설립 선거를 주관했다.
현재 노조준비위원회는 사측에 ▶합법노조 인정 ▶임금인상 등 적정임금 보장 ▶타임카드 준수와 시간외근무수당 보장 등 임금 절도 방지 ▶근로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설립 후에는 법적 토대를 바탕으로 노사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준비위원회 박은애 대표는
“코웨이USA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1차 투표에 이어) 노조 설립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그동안 사측은 노조설립 방해 캠페인을 펼쳤지만 우리는 침묵하지 않았다. 우리는 더 나은 근무환경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측도 당장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한인 고용주는 노조설립 움직임에 부담과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추진 당사자들은 고용주 측이 먼저 임금 현실화 등 근무환경 개선, 노동법 준수 등 상생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노조원에게 막말 파문
코웨이는 오랫동안 오너리스크에 시달렸다. 몇차례 사주가 바뀌고 회사가 넘어가면서 혼란이 겹쳤다.
한편, 부산 지역 코웨이 노조가 회사 간부가 사원들에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되고 있다. 오너리스크에 이어 간부들의 사원들에 대한 대처를 가늠할수 있다.
국내 1위 렌탈업체 코웨이의 한 상급 관리자가 직원들을 <벌레>로 비유하며 막말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노동조합의 법적대응 시사에 사측은 사실확인과 후속조처를 강조했다.
“구성원들을 개돼지보다 못한 벌레 취급을 하며 위화감을 조성, 사기를 떨어트리는 행위 또한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입니다.”
지난 12일 코웨이의 부산 A 지역총국 사무실 앞. 서대성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CL 지부장이 회사를 향해 화가 난 듯 소리쳤다. 누군가의 발언을 두고 서 지부장은 현행법 위반은 물론 조직 내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관련자 해임을 주장했다. 코웨이CL지부는 코웨이의 영업관리직군 지국장·팀장·행정매니저로 구성된 노조다.
“구성원 벌레 취급” 발끈 노조
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A 총국의 B총국장은 여러 차례 논란의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은 지난달 20일,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B 총국장이 직원들을 험담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앱은 회사 이메일로 직장 소속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데, 이를 알게 된 B 총국장은 며칠 뒤 공개적으로 이 사안을 거론했다.
B총국장은 “블라인드총국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말을 만들어내는
<벌레>들이 살고 있나 봅니다”라면서 “습하고 어두침침한 곳에 사는 <벌레>들은 주위가 밝아지면 숨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밝고 선한 영향력으로 이런 <벌레>들을 몰아냅시다”라고 직원 40여 명에게 사내 메신저로 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한 공개적 압박인 셈이다.
노조는 코웨이가 A총국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비롯해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고용노동부에 직장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하고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코웨이 측은 이와 관련 철저한 사실관계 조사 후 필요시 명확한 원칙에 따라 합당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 사태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후속 절차를 논의 중이다. 별도의 비상대책위를 꾸려 대처하겠단 계획도 내놨다. 강병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가전통신서비스노조 정책실장은 “직원들을 대놓고 벌레라고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상급자가 자신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9년 시행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76조)은 사용자 등이 직장에서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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