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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검사, 거지검사 <그들만의 왕국>

admin 2020.01.20 17:53 조회 수 : 35

박근혜 정권의 최대권력 행세를 한

우병우를 생각하면 먼저, 여기자

를 째려보던 레이저 눈빛 광선을 떠올리

게 될 것이다. 이후에도 청문회장 등 몇

차례 레이저 광선은 발사됐지만 그 눈빛

은 상대를 가소롭다는 의미였기에 논란

이 되었다.

그 레이저는 따지고 보면 소년등과

로 인한 권력에 취한 태도로 볼 수 있

다. 머리 좋고 공부 잘해 고시합격해서

달라진 위상은 ‘영감님’ 호칭에서 부터

다. 대접을 받기만 하다 보니 어느덧 권

력에 취해 주는 건 모르고 배려도 모

른다. 그저 안하무인으로 방자한 태도

는 정치적, 사회적 태동에서 기인한다.

세계 유례가 없다는 ‘기소독점주의’, 수

사권과 기소권을 휘두르며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른 결과다. 그들은, 아래는 그

저 밟는 것이고 오직 출세를 위해 위만

바라보고 산다.

그렇다고 검사들의 삶이 평탄한 것

만은 아니다. 그들 왕국에도 서열과 등

급이 엄연히 존재한다. 서열과 등급은

그들 자신이 만든 규율이다. 그들은 먼

저 귀족검사와 거지검사로 분류한다.

흙수저가 머리와 공부만으로 개천은 통

과했지만 용이 되기 위해서는 (등용문)

통과해야 할 문들이 있다는 의미다 검

사라고 다 같은 검사가 아니다.

귀족검사에도 등급이 나뉘는데, 신

라 골품제도를 도입해 성골은 적어도

검사장급 이상이나 장관급 자제일 것,

진골은 서울대법대에 고교도 일류고 출

신에 고향을 가려 적용한다. 신분 등급

에 고등학교까지 따져 구분한 것이다.

서울의 3-4개 고교와 각 도별 최우수

고교를 선별했다. 연,고대, 지방대는 차

순위 등급이지만 그 벽을 뛰어 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 반증이 달라진 요

즘 세상에도 현 검사장 43명중 지방대

출신이 2명뿐인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대안도 있다. 이른바 불알장사다. 연

수원 시절 마담뚜를 통해 처가를 통

한 귀족에 편입하는 방법이다. 재벌급

이나 장관의 사위가 된다면 진골에 진

입할 수 있다.

노태우시절에는 ‘광어검사’가 법조

계를 흔들었다. 지들끼리 붙인 호칭이

지만 경북고 출신들이 등극하면서 붙인

‘갑중의 갑’이라는 의미였다. 당시 실세

였던 노태우 박철언이 경북고 출신이어

서 이 줄을 탄 검사들이 요직을 독차지

하면서 생긴 말이었다.

그런 왕국에서 그들이 한일은 무엇

일까.

작금의 법조 사태를 보며 대한민국

의 부패가 그들로부터 비롯되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검사와 판사들의 성추행도 연일 폭

로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에 이

어 임은정 검사의 성폭력 사건이 세상

을 뒤흔들고 있다. 검사 신분에 10년, 8

년을 침묵하고 또 다른 멸시와 눈총을

받아가며 견뎌야 할 만큼 왕국의 장벽

은 높았다.

10년 전 당한 성추행이 뒤늦게 불거

지고, 강원랜드 수사의 외압 폭로가 보

여주듯 엄청난 비리가 그 뿐만은 아닐

것이다. 단지 달라진 세상을 믿고 뒤늦

게 용기를 내 양심선언한 것에 불과하

다.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숨겨진 수사 외압, 그리고 반대로 청부

수사도 엄청날 것이지만 수면 밑에 존

재할 뿐이다.

수면 밑에는 왕가의 보도(寶刀)인

전관예우와 합법적 브로커인 변호사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18년전, 공주시장이 서울에서 구속

되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왜, 공주지

청이 아닌 서울에서 수사하고 구속되

었는지의 궁금증이다. 시장과 지청장은

지역 기관장으로 정기적 회합과 술자

리가 잦다. 그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간극이 있지만 지역 부패를 감시할 검

사가 시장과 회식하는 동안 시장이 서

울에서 비리로 구속되었다. 사실만으로

책임은 무겁다. 당시 지청장은 강경필

이었다. 지금은 한나라당 지역구 후보

로 활동 중이다.

특히, 지방에서 검사들의 방자함은

극에 달한다. ‘범방’ 등 지역토호들을

내세운 위원회 활동을 통해 유지들과

안면을 트고 거지검사 행태는 본격적

으로 시작된다.

각 지역이 비슷하지만 과거 의정부,

대전에 이어 진주지청의 실태는 막장

검사의 진수를 보여준다. 8년 전, 참여

연대는 진주지청을 거쳐 간 검사 57명

을 고발했다. 무려 25년간 지역 건축업

자에게 수십억대의 빨대짓을 한 거지검

사들은 지역 눈을 피해 부산 룸싸롱까

지 전전하며 성접대를 받았다. 언론은

‘똥파리’ ‘스폰서검사’로 불렀고 경천동

지할 검찰은 곧 잠잠해졌고 모두 무사

했다. 비리 핵심인 김기준 부산지검장

은 개망신 후에 지금은 한나라당 국회

의원 후보로 건재하다.

적어도 검사동일체, 상명하복, 검사

서열이 엄격한 검찰에서 이런 사건이

터진 예는 없었지만 이젠 시대가 달라

졌다. 현직 검사가 상사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고 나선 것이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를 수사하던 안미현 검사에게 최종

원 지검장이 수사종결을 지시하고 증거

를 삭제하라고 명령했다는 폭로다. 가

히 핵폭탄급이다. 또 관련된 권성동(한

국당, 국회법사위원장)과 염동열(한국

당)의원 증거 자체를 삭제해 달라고 주

문했다는 것이다. 검찰총장, 고검장, 지

검장 등이 연루된 게이트급 비리가 아

닐 수 없다. 반박도 거세다. 서울 발령

을 못 받은 불만이며 수사 중에 갑자기

검사가 교체된 것도 경험이 풍부한 검

사로 교체된 것뿐이라는 주장이다. 이

른바 물타기 수법이다. 국민들이 어느

쪽을 더 믿을지 두고 볼 일이다.

왕국 밖의 소시민들은 어떨까.

영화 ‘더킹’은 그런 검사들의 왕국을

희화한 영화다. 현실감 때문인지 대박

을 친 ‘더킹’은 흙수저 검사가 진골검사

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몰락하는

내용이다. 그들이 하는 말로 ‘검사가 다

같은 검사인줄 아느냐’는 의미는 검사

내의 신분을 묻는 말이다. 귀족검사들

은 거지검사들을 거들떠도 안 본다. 귀

족은 귀족끼리 논다는 식이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은 썩을 수밖에

없다.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비리가 쏟

아지고 있다.

검찰의 부패는 폭탄주에서 시작되

었다는 말이 있다. 폭탄주는 예부터 주

로 룸싸롱에서 마셨다. 요즘은 점심에

도 낮술로 폭탄주 서너 잔은 기본이라

는 검찰 문화를 이제는 바꿔야 하지 않

을까. 따지고 보면 서 검사나 임 검사

의 성폭력 사건은 회식 뒷자리에서 비

롯됐다.

앞에 예를 든 강경필도 술자리에서

가수 조영남과 시비가 붙어 사회면에

보도된 적 있다. 술집에서 20년 윗사람

이름을 함부로 불러 일행과 시비가 붙

은 것인데 여지없이 검사 행패를 부려

논란이 되었다. 또 당시에는 야간유흥

업소 영업제한이 있었는데 지방에서는

주로 셔터를 내리고 이들이 심야에 술

을 마셔 특권층 행세를 하기도 했다.

우병우 귀족검사의 레이저 눈총, 청

문회장에서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안

태근 검찰국장의 답변, 그리고 거짓말

뒤에 추악한 행각이 결국 드러나면, 일

단 도주한다. 현재 안태근은 잠적중이

다. 한때 우병우도 몇달 동안 종적을

감춘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 지들끼리의 투쟁이

한창이다. 조직을 우선하고 명령하복만

을 출세를 위한 발판으로 삼던 검찰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공수처

가 답이라고 하지만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제도보다는 사람이 먼저 달

라져야 하지 않을까. 용기 있는 세상

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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