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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긴급진단> 남북 고위급회담으로 전망한 남북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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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통보, 예정대로 9일 판문점에서 2년여만에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북측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리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회담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측 대표단은 리 위원장 외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 포함됐다.

이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장·차관만 3명이 포함된 남측 대표단과 급을 맞춘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이 균형을 맞춰 대표단을 결정한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고 가능하다면 남북관계 개선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고위급 남북당국회담 일정과 관련된 세부 사항들을 판문점 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전날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면서 북측의 대표단 명단도 조속히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남측 대표단에는 조 장관과 천 차관, 노 차관 말고도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포함됐다.

지난 1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및 남북당국회담 시사 발언과 당일 청와대의 ‘환영’ 입장 표명, 2일 우리 정부의 9일 남북 고위급회담 제안, 3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지시, 4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와 적극지지 표명, 5일 북한의 우리측 회담 제안 수락에 이어, 이날 대표단 구성 완료까지 남북대화 복원은 급류를 하는 양상이다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북측 단장으로 참석하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30여 차례 남북회담에 참가한 군출신 회담통이다.

남북고위급회담의 사실상 북측 차석인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은 외교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고(故) 전인철 북한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인 전종수는 2003~2007년 남북장관급회담 대표, 2007년 남북총리회담 예비접촉 단장, 2014년 남북고위급접촉 대표 등으로 참석한 인물이다.

원길우 체육성 부상(차관급)은 북한의 체육 외교를 담당하는 인물이다. 

지난달부터 북한 매체는 원길우를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엔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황충성 조평통 부장은 2013년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과 2015년 차관급 남북회담에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의 참사 자격으로 참여한 인물이다.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에 여러 차례 나섰던 황충성이 이번 대표단에 포함된 것은 북한이 향후 남북 경 협 관련 협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은 과거 이력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올림픽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라는 이름이 그간 북한 매체에 등장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평창조직위원회에 대응하는 조직을 신설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도 100%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며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그러나 우리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여러분도 그게 뭔지 알듯이 우리는 매우 확고하다”는 것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또 ‘김정은과의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는가’라는 질문에도 “그것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김 위원장과의 통화 등 직접 대화 의향이 ‘무조건 대화’를 뜻하는 게 아니라 ‘비핵화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중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자는 문재인 대통령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고 밝히자, 문 대통령의 대북대화 추진이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비난하던 보수야당들이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너마저”라는 패닉적 배신감마저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은 진보 보수로 갈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간부 초청 오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북한 문제가 물론 어렵지만, 더 어려운 것은 내부의견의 분열로, 어르신들께서 새 정부 대북 정책을 믿고 지지해 주시고 국론을 하나로 모아주시면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간 남북 간 연락 채널이 완전히 단절돼 우발적 위기 상황에 대처할 방법조차 없는 실정이었다”며 “이제 연락 채널부터 복원하고 남북회담을 거쳐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고 거기에서 남북관계 발전의 기회를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대화를 하겠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히고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등 통합반대파도 크게 반색하고 나섰으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통합파는 한미정상 합의 자체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야권은 어깃장에 헛발질만

 

자유한국당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 멘토들이 한미 동맹의 균열을 가져오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견한 문정인 대통령특보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에 대해 “김칫국도, 숭늉도 정도껏 마셔야 한다”고 원색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화의 핵심은 북핵 폐기다. 그런데 벌써 북핵 폐기는커녕 대한민국의 생존권을 내버릴 생각부터 하고 있는 인사들의 발언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우회적으로 트럼프의 결정에 대한 충격과 배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우리들 잔치를 위해 세계 평화를 소홀히 하는 누를 범해선 안된다”며 “비핵화 문제가 빠진 채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만 위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정상 합의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이 “북한이 내거는 조건을 쉬이 받아들여 지금껏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위로 돌리고 한미공조에 엇박자를 내선 안 된다”며 “당국 고위급 회담이 성사되면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명확히 제기해야한다”며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벌써 문재인 정부는 남북대화 성과에 급급하고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흘러 우려스럽다”며 “첫째도 경계, 둘째도 경계, 셋째도 경계다. 김정은 신년사는 핵에 대한 태도 변화는 조금도 없이 강화된 국제사회 제재 압박은 피하며 한미동맹 균열을 노리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 측근인 김중로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지금 한미간에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협조했다 하지만 아마 국민들이 다 느낄 것이다. 우리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미국에서 마지못해 듣는 형국으로 느껴진다”며 한미정상 합의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반면에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반대하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향과 남북협의를 제기를 했을 때, 유승민 대표, 바른정당은 뭐라고 했습니까? 한국당과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라며 “이제는 뭐라고 할 겁니까? 평창 동계올림픽 치르지 말자고 할 거에요?”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동영 의원도 “이번 평창을 계기로 남북관계 전환이 분명한데도 유승민 대표는 ‘통남봉미’ 등 희한한 언어를 동원하고 자유한국당과 판박이 입장”이라며 “바꿔 생각하면 원래 안철수 대표가 유승민 대표와 정체성이 같았는데 그동안 개혁적 정체성을 가진 것처럼 위장했던 것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사람을 싸잡아 비난했다.

남북은 회담 개최와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파격적으로 우리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비롯해 남북 관계의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이산가족 상봉, 대북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의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단 회담이 시작되면 평창올림픽 중심으로 얘기가 진행되겠지만 남북 사이에 그동안 단절됐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관련한 협의들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지원은 여러 정세와 무관하게 추진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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