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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화유기’에서 ‘역대급’ 방송사고가 일어난 뒤 또다시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열악함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가 추락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방송이 강행되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국내 최대 제작사엔 CJ그룹이 운영하는CJ E&M 과 tvN 케이블 방송의 제작 현장에서 계속된 방송사고에 분개하고 있다.

‘화유기’ 스태프인 A씨는 MBC아트에 소속된 현장 미술팀장으로, 지난 23일 추락사고로 의식을 잃고 현재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방송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현재 ‘화유기’ 방송사고와 해당 추락사고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런 사고가 있음에도 CJ E&M이 방송을 강행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CJ E&M측은 “내용 확인 후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함구하고 있다.

 CJ E&M tvN의 경우, 지난해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이었던 고 이한빛 PD가 장시간 노동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는데도 변화가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언론노조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드라마 <화유기> 제작현장 추락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 평택고용노동지청(평택지청)과 함께 진행한 사고현장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사고 5일 뒤에 현장조사를 나갔는데 사고 이후에도 드라마 제작현장은 안전 대책이 없고 위험 요소가 여전히 가득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설명을 종합하면, 추락사고와 함께 무너져 내린 세트장 천장은 보수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천장을 지탱하는 목재와 합판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세트장 내부 이동 통로는 매우 어둡고 비좁았고, 바닥에 각종 케이블과 목재 및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어지럽게 놓여 있어 낙상사고나 화재로부터 매우 취약한 구조였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현장조사 중에 발이 케이블 선에 걸리고, 세트장이 어두워서 계단이 있는지 몰라서 두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또 제작사 쪽과 진행한 면담에 대해서는 “현장 책임자인 제이에스픽처스 이철호 미술감독은 ‘샹들리에 설치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조명을 달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고지했을 뿐’이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평택지청은 현장조사 결과 제이에스픽처스 등 <화유기> 제작사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사법처리 방침이 정해지고 행정조치가 내려졌다고 4일 밝혔다. 

이성권 평택지청 근로감독관은 “씨제이이앤엠과 드라마 외주제작 계약을 맺은 제이에스픽처스, 제이에스픽처스와 각각 드라마 세트장 제작•미술 소품 관련 도급 계약을 맺은 라온과 엠비씨아트를 사법처리 할 방침”이라며 “다음주부터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에스픽처스와 라온에게는 시정조치와 과태료 부과 처분도 내려졌다. 제이에스픽처스에게는 ‘촬영장 내 통로가 어두우니 밝게 개선조치 하라’는 내용의 시정조치와 협력사들의 안전관리를 미흡하게 한 부분에 대해 과태료 처분(150만원)이 내려졌다. 

라온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현장에 비치하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교육하지 않은 점과 분진 마스크 착용 표지판을 현장에 부착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 과태료 처분(59만원)을 받았다.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6가지 요구사항도 발표했다. 

먼저 정부에 “현재 제작중인 모든 드라마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드라마 제작현장의 안전불감증과 법 위반 관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지난달 19일 ‘방송제작인력 안전강화 및 인권보호, 근로환경 개선’ 계획이 발표한 지 4일 만에 <화유기> 사고가 난 만큼, 정부 차원의 긴급 전수조사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제이에스픽처스•라온•엠비씨아트가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과거 제작 사고 사례

 

‘화유기’ 2화에서는 와이어에 매달린 스턴트맨의 와이어가 그대로 노출되는 방송사고가 일어났다. 이뿐 아니라 사고 화면이 나온 뒤 tvN ‘윤식당’, ‘막돼먹은 영애씨’ 광고 등으로 10분 넘게 다른 화면이 나타나고, 급하게 방송이 종료됐다. 

tvN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화유기의 CG 작업은 촬영과 편집이 완료된 분량을 최대한 빨리 전달해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화유기가 다른 작품보다 요괴, 퇴마를 주제로 하는 만큼 CG 분량이 많고 난이도가 높아, 2화 후반부 CG 완성본이 예정된 시간보다 지연 입고돼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tvN 측은 “이러한 방송사고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전체 제작 현황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작업 시간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시청자 여러분께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화유기’는 중단하고 추후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역대급 방송사고인 만큼 ‘화유기’ 사고 이후 tvN의 방송제작 환경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화유기’ 한 제작진은 “거의 모든 장면에 CG 처리를 해야 하는데 사전 제작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며 “화유기의 촬영이 다른 드라마들보다 한 달 정도 먼저 시작됐다고 하지만 캐스팅과 편성문제가 걸려 시간이 촉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촉박했으나 현장은 그대로 굴러갔고, 제작진들 사이에서는 사고가 예정돼 있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심각한 방송사고에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SNS에는 ‘화유기’ 박홍균 PD에 대한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글을 종합해보면 박 PD가 MBC에서 재직할 때부터 드라마 ‘늑대’, ‘선덕여왕’, ‘뉴하트’ 등에서 무리한 촬영 방식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2006년 MBC ‘늑대’의 경우 애초 16부작이었으나 배우 문정혁과 한지민이 추격신 도중 스턴트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4부작으로 조기 종영됐다.

 2009년 ‘선덕여왕’ 당시 ‘미실’로 출연한 배우 고현정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촬영 현장의 열악함을 알리기도 했다. 당시 고현정은 “세트장이 더럽고 식사가 부실하고 같은 장면을 하염없이 반복했다”고 말했다. 

‘선덕여왕’이 방송됐던 당시 드라마 커뮤니티에서는 박PD에 대한 항의 글이 쏟아지곤 했다. 2011년 ‘뉴하트’에서 배우 지성 역시 “2~3분 나오는 수술신을 24시간 찍었다”고 인터뷰했다. 

이런 글들이 SNS에서 퍼지면서 ‘역대급 사고 화유기 PD가 박볼트로 불리는 이유’(세계일보) 같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박볼트’는 박 PD의 별명으로, 영화 해리포터의 유명한 악역 ‘볼드모트’에 빗댄 것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개인 PD에 대한 비난보다 열악한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시스템 점검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 제작 관계자는 “개인 PD 문제를 시스템보다 더 큰 문제인 것처럼 언급하는 것은 가십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방송국에서 드라마를 방영할 여건이 안 되는데도 밀어붙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CG가 들어가는 드라마는 특히 방송사고가 많은 편”이라며 “CG가 많이 들어가는 등 전형적 형식이 아닌 드라마의 경우, 사전제작이나 반(半)사전 제작으로 가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특히  CJE&M의 경우, 지난해 10월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이었던 고 이한빛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이후  CJE&M 측은 제작 시스템을 선진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방송사고로 인해 또다시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이 도마에 올랐다. 

한 제작 기획팀장은 “화유기 사고는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열악함을 그대로 보여준 방송사고”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더 이상은 사람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 촬영의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며 “화유기의 편성을 중지하고 사전 제작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 업계 종사자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오픈 채팅방 ‘방송갑질 119’에서도 ‘화유기’ 관련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 

‘방송갑질 119’ 스태프인 서명숙 작가는 “‘화유기’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의 노동환경 역시 무척 급박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 이한빛 PD 대책위원회외 방송제작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에 협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고가 터진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제작사 사법처리 예정

 

지난달 23 일 샹들리에 설치 작업을 하던 소품 담당 제작진이 드라마 제작 세트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던 드라마 <화유기>(티브이엔•tvN)의 제작사 등이 사법처리 될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드라마 제작현장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드라마 <화유기> 제작현장 추락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8일 고용노동부 평택고용노동지청(평택지청)과 함께 진행한 사고현장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사고 5일 뒤에 현장조사를 나갔는데 사고 이후에도 드라마 제작현장은 안전 대책이 없고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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