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아직도 계속되는 광주, 용서와 화해 위해 속죄와 사과 먼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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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11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부 5‧18 단체와 특전사동지회가 개최하는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저지 시위했다.
“특전사동지회 초청, 5‧18 행사 중단” 지역사회 분노
108 시민단체 5‧18재단 역대 이사장 반대성명
공동선언식 시민단체 저지 몸싸움
특전사동지회 5‧18묘지 기습 참배
43년 지나도 충돌 특전사와 광주시민
김관영 전북지사 축사 왜곡논란, 취소
군사 작전하듯 5‧18묘지 기습 참배
5‧18단체와 당시 계엄군으로 활동한 특전사동지회 규합을 놓고 광주가 혼란에 휩싸였다.
느닷없는 특전사동지회 광주 초청행사는 지역사회 비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광주·전남지역 108개 시민·사회단체(NGO)는 광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진보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등이 제안하고 나머지 단체들은 이름을 올렸다.
이들 단체는 “5‧18 두 공법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가 추진하는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 공동선언’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인 5·18에 대한 심각한 역사 왜곡이며 역사에 대한 반역이다”고 주장했다.
43년 지나도 아직 계속되는 광주의 비극, 용서와 화해를 위해서는 속죄와 사과부터 해야 할 죄인들의 느닷없는 행보에 가라앉은 비극의 강이 휘몰아 치고 있다.
강 산 <탐사보도팀>
108개 시민사회단체
역대 이사장 반대 성명
이어 “이는 5·18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실천했던 수많은 광주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5·18정신을 망각하는 행위”라며 “역사 왜곡 공동선언 추진을 당장 중단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공법단체와 특전사 단체의 공동선언은 가해자였던 계엄군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며 “두 공법단체는 결과적으로 광주시민을 무참하게 학살했던 계엄군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용서와 화해를 위해 필요한 한 것은 가해자들의 진실한 자기 고백과 처절한 자기반성”이라며 “특전사동지회는 역사 앞에 반성하고, 실체적 증언을 통해 5·18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역대 5·18 기념재단 이사장 7명도 이날 선언문을 내고 행사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5월 항쟁의 역사를 욕되게 하고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일이며 5월 광주정신을 더럽히는 몰지각하고 개탄스러운 정치적 쇼”라고 규정했다.
이어 “가해자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이뤄지지 않고 피를 토하는 속죄와 사과 없이 용서와 화해라는 미명하에 국민을 호도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죄악”이라며 “특전사동지회와의 행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계엄군에 투입됐던 특전사들은 진압 과정의 만행에 대해 여전히 진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공동선언을 추진할 때가 아니라 특전사동지회가 진실을 밝히고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용서와 화해의 시작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진상규명”이라며 “이를 전제하지 않은 두 단체의 용서와 화해 공동선언 추진은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특전사동지회와 국립 5·18민주묘지를 함께 참배하고,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 공동선언’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를 두고 다른 5·18 단체들과 광주·전남 NGO, 정치권 일부도 반대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특전사 5‧18묘지 기습 참배
한편,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가 지역사회 반대를 피해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를 기습 참배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과 정성국 공로자회장은 19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특전사동지회 집행부 25명과 함께 합동 참배했다.
애초 계획은 이날 오후 5·18 묘지를 참배하기로 했었으나, 저지를 우려해 군사작전하듯 이날 오전 기습적으로 참배에 나섰다.
특전사회 초청 행사를 강하게 반대하는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배를 저지하겠다고 사전 경고하자 아무도 없는 시간을 틈타 5·18 묘지를 찾았다.
최익봉 특전사동지회 총재는 “민주화를 위해 운명을 달리하신 여러 사람들의 묘지를 보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다”며 “그 분들의 헌신적이고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참배가)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같이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 대국민 공동선언식이 예정된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이 지역 시민단체가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었다.
‘피 묻은 군홧발로 5·18을 짓밟지 말라’ 등의 손팻말을 든 시민단체 회원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경찰들과 밀고 밀치는 몸싸움을 벌였다.
회원 중 일부는 공동선언식이 열리는 5·18 기념문화센터 앞에 드러누워 ‘계엄군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군복 입은 특전사동지회가 행사장에 입장하기 시작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격렬히 달려들었고, 이를 막아선 경찰, 외주경비업체와 강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지역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특전사동지회와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강행했다.
저지 시위 육탄 충돌
5·18기념문화센터 앞에 모인 5·18유공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특전사동지회 회원들이 국립5·18민주묘지를 ‘기습참배’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통을 터뜨렸다. 애초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는 이날 오전 11시 5·18기념문화센터에서 ‘화해 선언식’을 한 뒤, 오후 2시30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특전사동지회 집행부 25명은 이날 오전 9시55분께 국립5·18민주묘지 주차장에 예고없이 도착했다. 이들은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쪽에 “참배하러 왔다”“고 밝혔다. 5·18부상자회는 이날 오전 9시17분께 5·18관리사무소 쪽과 통화하면서도 이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김범태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장이 특전사동지회 회원 30여명이 맞았다. 김 소장은 1980년 5월21일 고 전옥주씨와 함께 시민대표로 장형태 전남지사와 협상을 했던 5·18유공자다.
특전사동지회 집행부는 5·18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제복 차림으로 집단 참배했다. 김 소장은 “검은 베레모를 쓰고 정복을 입은 채 군홧발로 가면 여기 누워계신 영령들이 벌떡 일어날 것입니다. 제복을 벗어달라고는 못하겠지만, 검은색 베레모는 쓰지 말 것을 5·18 당사자로서 정중하게 요청합니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검은색 베레모를 모두 벗고 인사, 묵념, 헌화, 분향 순서로 참배한 뒤, 참배단 위에 있는 묘지를 둘러보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발표된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 공동선언문’은 “진압작전에 투입된 공수부대원 등을 상부 명령에 복종이 불가피했고 아픔을 겪어왔다”고 밝혔다. 선언문엔 시민군과 진압군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구분하지 말자는 내용이 담겨 논란을 예고했다. 양쪽 단체는 행동강령에 계엄군 장병들에 대한 법적·제도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날 기습참배는 시민·사회단체 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참배 후 대국민 공동선언식이 예정된 5·18기념문화센터로 이동했다.
5·18기념문화센터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광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은 5·18기념문화센터 앞에서 ‘피 묻은 군홧발로 5·18을 짓밟지 말라’, ‘가해자 사과없는 피해자의 용서 웬말이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문 앞을 지켰다. 이들은 군복을 입은 특전사동지회 회원들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몸을 날려 달려들었고, 이를 제지하던 경찰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5·18유공자들 사이에도 갈등이 빚어졌다. 대국민 선언식에 반대하는 5·18민중항쟁기동타격대 회원 등은 ‘진행요원’을 하던 5·18부상자회 회원들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따지다가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 등 광주전남지역 113개 시민 단체는 19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오월 정신 지키기 범시민대회’를 열고 일부 5·18 단체와 특전사전우회가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등에 대해 “5·18 역사에서 치욕스러운 족적을 남겼다”라고 주장했다.
박봉주 광주전남추모연대 공동대표는 “80년 5월이 폭도와 빨갱이라는 오명을 벗기까지 15년의 세월이 걸렸으며 수많은 민족민주열사들이 잠든 이곳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특전사가 참배했다”며 “5·18 43년이 지나도록 발포 명령자를 밝히는 진상규명 등 어떠한 것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진행된 행사로 5·18 역사 속 치욕스러운 족적이 만들어졌다”라고 지적했다.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도 “5·18 일부 단체와 특전사동지회는 오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공적 임무를 받고 내려와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계엄군들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어떠한 잘못도 없다고 했다”며 “양쪽 모두 옳다는 양시론을 들며 가·피해자를 흐리고 있는 만큼 부상자회 등이 생각하는 오월 정신이 무엇인지 앞으로도 끝까지 묻겠다”라고 비판했다.
5‧18 왜곡발언 논란’ 전북지사 불똥
김관영 전북지사 축사 취소 소동
특전사동지회 총재의 5·18 민주화운동 왜곡발언 등으로 광주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대국민 선언식’ 행사에 김관영 전북지사의 축사가 비난이 일고 있다.
전북도는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 선언식에 보낸 김 지사의 축사 취소 공문을 주최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뒷북 논란 이유는 행사가 열린 3일 뒤에서야 취소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미 행사가 진행됐고 책자도 배포된 상황에서 보낸 취소 공문이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김관영 지사는 축사에 ‘특전사동지회는 작년 말에 5.18민주화운동 단체를 방문해 신군부의 명령으로 작전 수행하게 되었음을 사죄하고 화합을 위한 손을 내밀었다’고 적었다.
또 ‘오늘 행사는 이러한 지나간 과거에 대한 포용과 화해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으며, 대한민국 역사에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소중한 시점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도 행사를 높게 평가했다.
그간 광주 지역사회는 이번 행사가 신군부에 대한 역사적 단죄와 사죄가 빠진 상태에서 화합이라는 것을 우려해왔다.
행사에 참여하는 특전사 예비역 중 1980년 5월 당시 투입된 계엄군 수도 불과 2~3명에 불과해 진정성도 의심됐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기념재단 이사장단도 행사 철회를 거듭 촉구한 바 있다.
전북도가 행사 취지와 지역사회 여론을 꼼꼼히 살펴보지도 않은 채 축사를 보냈고,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이를 의식해 뒤늦게 발 빼기를 시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도는 “애초의 행사 취지와 달리 진행되고, 지역여론의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법단체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에 책자 수록용 축사 취소공문을 발송했다”며 “늦게라도 이를 바로잡고자 했다”고 공문전달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5·18 부상자회·공로자회, 특전사회는 5·18기념문화센터에서 ‘포용과 화해와 용서 대국민선언식’행사에서 단체장들은 선언문을 통해 5·18 당시 투입된 계엄군이 저지른 학살 만행을 ‘군인으로서 명령에 의한 공적 직무를 수행한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익봉 특전사회 총재는 선언식 인사말에서 “5·18 당시 광주로 온 계엄군이 ‘질서유지’ 차원에서 투입됐다”고 왜곡 발언을 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광주 시민사회 단체 113곳은 ‘화합·용서의 선결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졸속 행사’라며 격분,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특전사회 5‧18 묘지 기습 참배
108개 광주•전남 NGO, 공법단체 행사 반대 성명(구 전남도청 앞)
김관영 전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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