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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사회가 나아갈 길

sisa3369 2023.12.27 19:35 조회 수 :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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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굶는 노인 사랑의 도시락 행사> 남가주호남향우회 제공

 

노인아파트 쾌거

인간 말종인 밀정, 친일파 같은 박쥐들이 있었듯이 지금도 그런 쥐새끼들이 ‘깝치는’ 세상이다.

일제강점기에 친일파와 밀정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한인들을 등치고 사기치는 족속들.. 이들이 한인 전체를 치욕스럽게 만든다. 

사기 협잡 판이 된 노인아파트와 저소득아파트.

본보는 지난호에 분통 터진 제보를 받고 현장취재해 보도했다. 그리고 현장 내용을 시 주택국 등에 리포트 해서 작지만 본보기로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호 미라마타워 아파트 기사 참조>

아파트 측은 항복하고 모든 요구사항을 이행했다.

집없는 설움, 피맺힌 억울한 사정은 한인노인들의 냉대와 차별이었다. 세계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LA한인타운에서조차 노인들이 부당행위를 당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 바로 그곳이었다.

노인아파트 입주를 위해서는 먼저, 아파트 새 정보를 얻어 신청서를 받는 과정부터 ‘지옥문’이다. 

어렵게 취득한 정보로 신청서를 받기 위해 아파트로 가서 시간에 맞춰 줄서서 기다려 받아서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다음 ‘지옥문’은 접수과정이다. 

이것 저것 준비한 서류에 취업 인터뷰처럼 이것저것 따져 묻는 대로 답해야 하고 틀리면 퇴짜를 맞는다. 담당 직원이나 매니저의 갑질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미리 뒷돈을 받은 사람들 때문에 더 차별과 엄격한 취조를 당한다. 한마디로 불법이고 불공정 차별이다.

 

입주 과정뿐만 아니라 살고 있는 사람들도 냉대와 차별을 호소했다.

취재에서 한 입주자는, 신청 대기자에게는 소망이겠지만, 실제는 1년에 한번씩 감사를 받아야 하고 규정을 따져 바로 퇴거조치를 한다. 때문에 출입 과정부터 매니저나 회사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하소연이다.

일부는 선물이나 뇌물을 갖다 바치기도 한다. 부당한 사례와 인권침해, 차별을 당해도 항의는 엄두도 못 낸다. 찍히면 퇴거 당한다는 공식이 입주민들의 의식구조다.

중간 브로커들이 설치면서 한인 전체를 호구로 보는 수모를 당한다. 브로커들이 중간에서 챙기는 돈이 3-5천불에서 지금은 1-2만불이라고 한다. 이 돈은 당연 아파트 매니저와 나눈다.

심지어 2개 아파트를 가진 자, 고급차를 타는 돈 많은 자도 있다,

한인타운 내 수만가구 아파트가 있고 거기에 노인, 저소득 아파트가 있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아파트 회사가 가난한 노인들을 위해 선심을 쓴 게 아니고 주택 당국으로부터 갖가지 혜택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이다. 그 혜택은 모두 시민 혈세다. 아파트 회사는 노인, 저소득아파트를 짓는 대신 용적율, 주차공간, 융자지원, 이자혜택, 녹지공간 등 수많은 혜택을 누려 경제 이익을 챙긴다. 

챙길 건 다 챙기고서 나중에 시치미를 떼고 갑질을 해대는 것이다. 그리고 ‘싸게 사는 만큼 당해야 한다’는 식이다. 

이게 지금 미국 LA 현실이다. 

백년전에 유색인은 백인과 함께 버스를 탈수 없었던 미국이었다. 지금은 돈 없고 늙은 노인은 업신과 차별을 받아도 되는 나라인가.

 

밥 굶는 노인들

지난 1년간 LA의 각 향우회가 나서서 타운 내 밥 굶는 노인을 위한 도시락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송년모임도 그렇지만 신년회 역시 ‘해바리기형’이다. 돈과 권력, 힘에 따라 사람들이 모여든다. 밝은 조명 아래 호화판 행사가 유명 호텔에서 펼쳐진다. 세상은 정녕 이들만을 위한 세상인가.

화양연화, 한때나마 힘있고 돈 있었던 시절을 그리워만 하고 ‘꼰대’로 살아야 할까.

복지사각 지대에 놓인 노인들, 신분이 없어 한국과 미국의 복지나 의료보험,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은 노인아파트마저 입주 자격이 없다. 홈리스 직전의 상태로 누추한 방하나 혹은 얹혀사는 신세들이다. 먹는 것은 여기저기(교회나 봉사단체) 구호품이나 배급 소식을 듣고 챙겨 겨우 산다.

노인센터나 한인회에서 어쩌다 배급 소식을 들으면 3-4시간 뙤약볕에 줄 서서 기다리는 고초를 겪고 받아간다.

본보가 보도한대로, 노인들에게 고초를 주지 말고 대기표로 대신해달라는 보도에도 아랑곳없다. 

한인사회조차도 돈 없는 노인들은 당해야 한다는 의식구조다.

“요것들아! 주는 건 좋은데 제발 인간모독은 하지 마라”는 한 노인의 하소연이 오래 남는다.

줄 때도 예의와 지켜야 할 선은 있다. 

 

밥굶는 노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노인들의 고민은 죽음이다. 죽음의 고통이 아니라 죽음 이후 장례식이 걱정이라고 한다.

달력 뒷장이나 개인수첩에 자식이나 친인척 전화번호를 적어 두었지만 대개는 무연고라고 주장한다.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무연고를 가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죽음 후 연락했을때 회피하는 친인척도 많다고 한다. 친인척은 맞지만 생활이 어려워 장례 참석도 어렵고 장례비 부담도 어렵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소수지만 미리 최소 장례비를 마련해 꼼 춰두고 유언장에 장례 과정도 적어 준비해둔 노인들도 있다. 

이런 준비가 안된 노인들은 사망시 무연고 처리로 의대 실험용 사체가 되거나 의료회사에 팔리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조촐한 장례 후 묻히는걸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년째 사랑의 도시락을 주관하는 김영규 목사는 노인들에게 틈틈이 최소 장례 비용(2-3천불) 마련과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가장 두려워 하는 일을 살아 생전 대비해 최소 장례비용을 마련해 두라는 당부이다.

코미디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이유다.

 

한인 홈리스 실태

또다른 처절한 상황을 살펴보자.

한인타운에서 오갈데 없는 한인시니어 홈리스 셀터를 케어하는 김동진 신부, 

한 독지가가 기증한 한인타운의 주택(방5개)에서 20여명이 살고 있다.

별 지원도 없이 어렵게 운영중인데 가장 큰 고초는 역시 거주인이 죽었을 때이다. 

지난주에도 한 사람이 캘러리아 마켓에서 스스로 투신해 죽었다.

의미없는 생을 비관한 것이거나 불편한 몸을 비관한 탓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촐한 장례식은 소주 한 병, 밥한 공기, 국 한 그릇이 전부다. 영정사진은 I.D사진을 확대 복사해 액자에 넣었다. 당연 조문객도 없고 거주중인 사람들이 전부다.

생전에도 피폐했지만 마지막 가는 길도 너무 조촐해 눈물마저 사치스러울 정도다.

 

한인사회가 나서야 한다.

어쨌든 한인 최대 밀집지역의 수많은 노인들을 어찌할 것인가.

지금까지 몇몇 총영사나 단체장 그리고 부자들에게 애환을 전달했지만 여전히 그들은 ‘해바라기’다.

그늘지고 우울한 곳은 회피하고 모른 체다. 하긴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다. 

어쨌든 도움을 주어야 한다면 어떻게든 방편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든 도와주어야만 한다.

한인단체들이 나서서 힘없고 돈 없고 늙은 노인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 

‘미라마타워아파트’ 사건에서 보듯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바로 잡을 수 있다.

200 인종이 사는 미국에서 한인사회가 돕지 않으면 누가 도울 것인가. 

누구나 늙는다.

새해가 또 밝았다. 새해답게 포부와 꿈을 가져야 하는 때다.

바른 것을 바르게, 따져야 할 것을 따지고, 세울 것을 바로 세우는 한인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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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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