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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안파일, X-파일

sisa3369 2022.06.16 00:14 조회 수 : 20

한국 영화 ‘더킹’은 한국 검찰의 적나라한 실상을 그린 영화로 평가 받는다. 

검찰내에서 성골, 귀족검사로 잘 나가는 정치검사 정우성을 부러워한 지방대 출신 3류 검사 조인성이 출세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다가 나락으로 추락하는 내용의 영화다. 

영화에서는 정치검사들이 권력의 주구走狗가 되어 온갖 추악한 짓을 벌인다. 정치인의 비리가 터지면 ‘사건은 사건으로 막는다’며 연예인 스캔들을 터뜨리고 발표를 미룬 범죄를 때를 맞춰 발표하는 식의 국민사기극을 벌인다. 

‘더킹’은 누구인가. 

바로 국민이지만 정의는 쉽게 실현되지 않는다.

주구가 되어 신임을 얻은 검사는 결국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승승장구 하는 식이다.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각종 사건기록과 파일이 보관된 캐비닛의 모습들이다. 알만한 사람은 아는 검찰이 갖고 있다는 이른바 ‘존안파일’ ‘X-파일’이다. 

 

다시 부상 한 X-파일

다시 X-파일, 존안파일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윤석열 취임 하룻만에 해고통보를 당한 국가정보원장 박지원이 X-파일 발언을 꺼냈기 때문이다.

존안파일의 사전적 의미는 ‘없애지 않고 보관해둔다’는 것으로 대상인물의 행적.근무평점.신상.업적.경험을 관찰, 정리해 보존한다. 사정.공안기관 등이 공직인사에 대비해 비치해 놓은 대외비 파일을 통칭한다.

X-파일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나 문건이다. 현재 국정원에는 60년동안 모아 둔 유명인사의 파일이 보관중이며 때때로 파일이 협박이나 딜의 수단이 되었다. 여야 정치인과 공무원, 언론인, 기업인까지 망라된 자료에는 허접한 ‘카더라통신’의 뜬소문부터 찌라시 수준의 그저 그런 뉴스 그리고 불륜이나 범죄 비리 등까지 다양한 내용들이다.

비공개 파일에 불과한 X-파일이 대중의 불온하고 음습한 상상을 부추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연예인 X-파일의 기억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각 자 지워버리고 싶은 이력까지 망라된 파일 앞에 떳떳하고 큰 소리칠 인사는 얼마나 될까.

지금도 국힘당 이준석 대표는 시효도 지난 룸싸롱의 2차 성상납 사건 때문에 멱살을 잡힌 채 당내에서 협박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보의 파괴력을 가늠할만한 대목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연예인 X-파일의 기억도 당연 정보기관의 장난질이다..

“정치인은 어떻게 돈을 받고, 어떤 연예인과 섬싱(something)이 있다는 내용이 다 들어 있다”며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한다”는 설명을 박지원은 덧붙였다.

정보관계자들은 수소문해서 얻어진 정보뿐 아니라 사찰이나 도청 등 불법도 자행하며 파일을 만들었다. 그렇게 얻어진 정보가 대선 삼성비자금과 검찰에 전달한 떡값 명단들이다. 2005년에도 안기부 X-파일이 박인회에 의해 폭로돼 세상을 뒤집은 바 있다. 홍석현 주미대사, 이학수 삼성부회장이 낙마, 곤욕을 치렀다.

 

후버 국장의 신화 

이와 관련 미국 영화도 소환해 보자.

영화 ‘후버’에서 당선된 새 대통령에게 후버 FBI 초대국장이 공갈 협박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법무장관에게 후버는 ‘내가 복사본을 안전한 곳에 보관중이라고 전하라’고 협박한다.

또 닉슨 대통령은 후버가 죽었다는 말을 듣자 ‘당장 빌어먹을 내 파일 가져와라’고 반색하는 장면도 나온다. 

후버는 FBI를 창설하고 초대국장이 되어 1924년부터 48년간 국장을 지내며 미국 정보를 장악했다. 유명인과 정치인의 약점을 쥐고 황제 행세를 하였다. 대통령은 4년-8년이면 지나가지만 후버는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군림 그 자체였다. 바로 정보의 힘이었다.

우스개처럼 미국 대통령도 당선되면 가장 먼저 FBI에 보관중인 자신의 존안파일을 가져다 본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나에 대한 어떤 기록과 평가를 해왔는지 궁금할 것이다. 거기에 세간의 평가까지 알게 된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인간의 속성대로 권력을 가지면 휘두르고 싶을 것이다. 특히 독재자들이 휘두른 칼에는 정보기관의 눈부신 협조가 있었다.  

정권의 주구, 존안파일을 위해 불법사찰은 물론 미행, 도청을 통해 24시간 감시한다. 야당인사를 빨갱이로 낙인 찍기 위해, 경쟁 정치인을 낙마시키기 위해, 내부의 적을 방어하기 위해 사찰은 이용되었다. 이명박때는 18대 국회의원 전원을 사찰해 논란이 되었고, 김영삼때는 ‘미림팀’이 주요인사 도청 사실이 드러나 파란을 겪었다. 또 청와대의 ‘사직동팀’도 불법사찰, 도청을 일삼았다. 더불어 재미동포 박인회, 공운영, 등의 전직원들의 폭로 사태도 떠오른다.

 

윤, 파일 손에 쥔 박지원?

구설수로 박지원이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정치9단으로써 뭔가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의원들의 섬싱, 여자관계에서 윤석열 X-파일까지 들먹일 정도라면 묵직한 한방이 기대된다.

윤석열이 취임 하루만에 해고통보에 비분강개 하는 대목에서 추후 대립에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은 유투브에서나 떠들고 있지만, 자신의 검사시절 비리나 김건희와 처가 관련 정보도 쏠쏠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모두 핵폭탄급으로 정치판이 뒤집어 질만한 것들이 분명하다.

과연 어느 정도 내용을 언제 터뜨릴까.

 

스탈린처럼 푸틴도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V를 바탕으로 공포 통치로 최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푸틴은 비밀경찰 KGV 출신이다. KGV 전신인 소련의 NKVD를 앞세워 스탈린은 대숙청(5백만)과 대공포 통치를 이어갔다. 천만명이 굶어 죽고 2천만명 이상이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서 벌목, 광산 노동을 해야 했다. 비밀 정보를 캐내는 하수인으로 베리야 위원장이 눈부신 활약을 했다.

스탈린은 1923-1953년까지 31년간 집권했고, 푸틴은 개헌으로 가능한 2036년까지 36년간 통치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정보를 손에 쥐고 공포 통치를 한 역사의 기록들이다.

 

소통령으로 인사파일을 손에 쥐게 된 한동훈을 보면, 이명박의 박형준, 박근혜의 우병우, 원세훈, 김기춘, 문재인의 조국이 떠오른다. 한동훈의 결말은 어떠할까. 정보력의 양날의 칼인 셈이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이나 가족이 신청하면 국정원에서 3주 내에 메인 서버에서 추출을 해서 그 자료를 제공하지만 주요 부분은 까맣게 지워 전달한다고 한다. 알맹이를 지웠지만 국정원의 흉터를 내 보인는건 아닐까. 

 

< 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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