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뱅크오브호프” 대대적 조직개편 단행 직원 13% 감원, 9개 지점 폐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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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호프 자산 첫 $204억 돌파
경기둔화 국면 대비 지역구조 사업 중심
직원 180여명 감원, 경영 안정성에 역점
은행 효율•수익성 증대 기대
“M&A 때 단행 했어냐” 비판
감원•지점 감축 통해 비용 절감
뱅크오브호프, 연준서 14억달러 차입
“유동성 문제 아닌 리스크 대비 차원”
FRB ‘긴급대출’ 이자율 4.49% 부담
82위 뱅크오브호프, 한미 73억불 175위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가 전체 인력의 13%를 감원한다.
뱅크오브호프는 지난 3월 초에도 80명 정도를 감원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 감원되는 인원은 약 180명(총인원 1460명) 정도로 알려졌다.
은행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략적 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밝혔다. 기존 서부와 동부 등 지역으로 나눠진 운영체제에서 벗어나 상품 및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구성한 4개 주요 부문으로 영업 구조를 개편했다.
케빈 김 행장은 “핵심은 지역별 영업 조직을 사업 부문•상품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자율 변동, 국채금리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황 등과 같은 경제적 불확실성 요인뿐만 아니라 디지털 뱅킹 등 비은행권과의 경쟁 등 구조적인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이번 조직 개편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한 발 앞서 전략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비용 절감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반적인 금융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당분간 향후 전망이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구조 개편이 충격 요법으로 작용해 향후 순익 개선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이미 주류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씨티 등 월가의 대형은행 다섯 곳이 수익성 제고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 때도 경기 하강을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은행들은 강조했다.
구조조정 발표 관심
새 조직은 리테일 뱅킹, 커머셜 뱅킹, 코퍼레이트 뱅킹,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로 구성된다.
또, 결과적으로 상업 금융(Commercial Banking), 소매 금융(Retail Banking), C&I 금융(Corporate Banking),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금융(Fee-based Business Banking) 등 4개 부서(그룹)로 재편된다. 이전에는 행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진과 함께 동부•서부 등 지역 총괄이 은행을 이끌어왔는데 사업 그룹별로 전면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은행은 또 9개 지점(총 54개 지점) 폐쇄 계획에 LA 지점 두 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폐점되는 지점명과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법규에 따라 지점 폐쇄는 감독국 승인이 필요하며 고객에게 최소 60일 전에는 알려야 한다.
뱅크오브호프의 이번 구조 조정을 신호탄으로 다른 한인 은행도 구조 조정에 나설 지 한인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RB ‘비상 대출’
예금인출 사태는 없어
뱅크 오브 호프의 지주사인 호프 뱅콥은 지난 3월 말 연준의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ank Term Funding Program·BTFP)을 통해 14억달러를 차입했다.
BTFP는 SVB 파산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체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긴급히 도입한 일종의 비상대출 창구로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는 은행들이 연준에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담보로 제공하고 최대 1년간 자금을 빌려올 수 있다.
뱅크 오브 호프가 차입한 14억달러에 대한 이자율은 연 4.49%로 연간 이자액수만 6,286만달러다. 은행이 연준에서 ‘급전’ 형식으로 빌리는 것이기에 이자율이 낮지 않다. 이같은 이자 부담은 지난해 뱅크 오브 호프의 연간 순익 2억1,828만달러의 삼분의 일이 넘는 것으로 1년 영업 수익의 상당 부분을 오직 유동성 부족에 대비한 자금차입 이자로 지불해야 하는 결과가 됐다.
특히 뱅크 오프 호프가 자금을 차입한 지난 3월 말은 예금인출 사태와 주가 폭락으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발생한 직후로 당시의 심각했던 상황을 반증해 주고 있다.
이와관련 은행권 일부에서는 올 3월초 SVB이 도산하면서 미 중소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뱅크런 현상으로 뱅크오브호프도 유동성 위기 문제를 겪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는 지난 연말, 갑자기 예금 30억달러가 인출돼 비상이 걸렸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올해 초 있었던 알렉스 고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교체도 유동성 부족 예측 실패로 인한 책임설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었다.
한편에서는 채무 연체금이 크게 늘었다는 말도 함께 퍼졌다.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준으로부터 자금을 빌린 은행들 중 예금 부족 문제로 결국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된 퍼스트 리퍼블릭이 138억4,400만달러를 빌려 1위를 차지했으며 역시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설이 나돌았던 팩웨스트뱅콥이 49억1,000만달러로 2위, 중국계인 이스트웨스트뱅콥이 45억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글래시어뱅콥이 27억4,000만달러로 4위, 뱅크오브호프는 5위에 랭크됐다.
한편 BTFP는 SVB 파산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체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도입한 일종의 비상대출 창구. 자금을 긴급히 필요로 하는 은행들이 큰 손실없이 자금을 차입함으로써 자금압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연준은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제공하며, 은행은 1년 안에 갚아야 한다.
3분기 실적 감소
조직 개편과 함께 이날 발표된 뱅크오브호프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월가가 전망한 수준에 부합했다. 2분기 순익이 3,005만달러(주당 0.25달러)로 전년 동기 5,375만달러 대비 44.1% 감소했다. <도표 참조>
그러나 주요 외형부문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산은 200억7,636만달러로 전년 동기(190억8,339만달러) 대비 5.2% 증가, 예금은 157억3,986만달러로 전년 동기(155억221만달러) 대비 1.5% 각각 증가했다. 반면 대출은 143억619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154억9,119만달러) 대비 7.6% 감소했다. 자산•예금 증가 속에서 대출을 줄이는 안정적인 전략을 펼친 것이다.
주류은행 도산 등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만큼 뱅크오브호프는 향후 경영 안전성에 주의를 기울일 계획이다. 케빈 김 행장은 “우리는 비용 관리 측면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오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순익은 감소했지만 예금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은행 체력은 강해지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고 실적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인 호프 뱅콥은 실적 발표와 함께 주당 14센트의 현금 배당 계획도 발표했다. 배당은 전분기와 같은 수준이며 오는 11월2일 장 마감을 기준으로 등재된 주주를 대상으로 오는 11월 16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뱅크오브호프가 성장 전략에 치중해서 그동안 인력을 필요 이상으로 유지했지만 규모 확장에도 실적이 따라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3차례의 조직 개편으로 인해서 조직이 불안정해진 것도 뱅크오브호프가 떠안아야 할 과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뱅크오브호프 경영진은 조직의 안정과 사기 상승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임원들의 경영 전략과 방향성을 신뢰하고 함께 뛸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고 직원들에게 직업 안정성을 보장해줘야 뱅크오브호프가 원하는 방향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해고에 대해서는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극복하는 모습이면 좋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한인 은행들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집계하는 전국 은행 순위에서 뱅크오브호프는 전반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자산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은행들보다는 감소폭이 적어 선방한 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한인 은행 사상 처음으로 자산이 2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2분기 소폭 하락했지만 주류 은행들의 자산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순위는 올라간 것이다. 뱅크오브호프는 지난 2021년 4분기에 연준 상업 은행 집계에서 100위를 기록해 탑100에 오른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루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호를 받는 시중 은행이 미국에 4,300개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한인 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탑100 안에서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것은 한인 은행권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의 경제력 신장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한인 은행들의 순위 상승은 주류 은행들과 비교해서 자산 규모를 유지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상위권 은행들을 살펴보면 부동의 1위 JP모건체이스가 3조3,822억달러로 2분기 순위에서도 역시 선두를 차지했다. 1분기(3조2,679억달러)와 비교해도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실리콘밸리(SVB) 파산으로 중소형 은행들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흘러들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2위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분기 자산이 2조4,498억달러로 직전 분기(2조5,182억달러) 대비 감소했다.
대니 우 <탐사보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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