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취재> 먹거리로 장난치는 악마들

‘김치명장’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

 

진천 공장 썩은김치 70% 해외수출 드러나

미국한인 노린 불량식품 몰려와 헐값 판매

한인방송은 과대 사기광고로 노약자 현혹

김순자 대표 1호 김치명인 “자격 박탈하라”

쓰레기 제품, 발암물질, 소비자 피해 커 

한성식품 김치 판 ‘롯데․NS·공영홈쇼핑’

소비자들 반품·환불, 주문취소 봇물 사태

‘해썹 인증’ 업체라니 “해당 기관 정상이냐”

쉰내 나고 변색된 배추와 곰팡이 무로 제조

 

먹거리로 장난치면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당연 자신이나 가족들은 먹지 않았을 불량제품.

김치, 두부, 고추장, 참기름, 간장, 어묵, 햄, 소시지, 건조오징어를 비롯 우리가 먹는 음식 모두가 대상이 된다. 심지어, 생선 기름치를 비싼 메로로 둔갑해 6배 비싸게 매매하기도 하고, 중국산이나 아프리카나 남미산까지 둔갑해 국산으로 판매한다. 

모두 인간의 짓이다. 생산 자체부터 오염된 부정, 불량이거나 제조과정이나 요리과정에서 불량, 오염 먹거리를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 생산자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불량식품 위반으로 국내에서 적발돼 처벌된 사람만 매년 1만여명에 달한다.

불결의 대명사 중국집 주방 역시 위생조사에서 15%가 위생 기준을 지키지 않아 적발되었다.

불결한 식당의 주방도 문제지만 대량 제조공장의 불량 생산은 대량생산으로 파급도 크다.

문제는 불량품일수록 미국 한인들을 노려 태평양을 건너 유통된다는 사실이다. 당연 썩은 김치 70%는 해외로 유출시켰다. 불량식품 이모저모를 점검했다.

대니 우 <탐사보도팀>

 

충격적인 썩은 김치 파동

공익신고자들이 “국내 유명 김치 전문기업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김치 공장 한 곳에서 색깔이 변하고 문드러진 배추로 김치를 만들고 있다”며 공장의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했다.

취재 결과 해당 공장에서 불량 배추와 무를 손질하고 있었다. 변질된 부분을 도려내고 김치를 만들고 있는 영상이 카메라에 잡혔다.

지난 1월, 방송사에서 촬영한 공장의 모습에는 한 작업자가 거뭇거뭇한 배춧잎을 계속 벗겨내는 장면이 나왔다. 배추 속까지 변색된 상태였다. 여분의 배추들도 썩은 상태였다. 얼룩덜룩한 포기김치용 절임 배추가 차곡차곡 쌓여있고, 작업자들은, 

“이런 걸 넘긴다고 하면 되는 거예요?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쉰내가 난다고 했더니, 쉰내 나는 건 괜찮대. 그런데 뭐라고 해 내가” 라며 비난하고 있다.

2달전 영상도 경악스럽다.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붙어 있고,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 알이 달려 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피어 있다.

포장 직전에 이물질이 있는지 김치를 통과시키는 ‘금속 탐지기’의 윗부분에도 군데군데 곰팡이가 있다.

이 외에도 지난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익신고자에 의해 촬영된 비슷한 영상 여러 개가 공개됐다. 모두 한성식품의 자회사 충북 진천의 김치공장 찍힌 것이다.

공익신고자는 “이런 걸 가지고서 김치를 만든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다. ‘대한민국 명인 명장’ 광고도 하고 판매하는 김치인데…”라고 밝혔다.

한성식품은 직영 공장 3곳과 자회사 소속 공장 1곳 등 4곳의 공장에서 김치를 만드는데, 자회사의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의 약 70%는 해외에 수출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대기업 급식업체, 서울의 한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체인 등에 납품했다. 또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됐다.

설립한 지 30년이 넘는 김치 전문기업인 한성식품은 2020년 매출이 5백억 원대로 각종 특허와 위생 관련 인증을 받은 기업이다. 공인신고자는 지난달 이런 실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고 영상과 사진, 각종 자료들을 모두 식약처에 넘겼다.

 

한성식품 사과문, 공장 폐쇄

‘썩은 김치’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자 한성식품 김순자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게 골자다.

한성식품은 현재 법적처분과 관계없이 해당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 규명에도 착수했다. 한성식품 측은 “썩거나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재료 손질 과정에서 전량 폐기해 완제품 김치에는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 사이 주먹거리인 김치에 대한 신뢰를 깨뜨린 것을 두고 공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소비자는 “중국의 알몸 김치 파문을 보며 한동안 김치를 입에 대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국산 김치는 괜찮겠지하며 먹었는데, 직원들마저 더럽다고 하는 김치를 나나 우리 아이들이 먹었을 수 있겠다 생각하니 정말로 불쾌하다”고 말했다.

한 직장인은 “문제 김치는 대부분 수출용이라고 하던데, 수출하면 이런 김치를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냐”며 “요즘 젊은 사람들 김치를 많이 사먹는데 이런 일이 생겨 먹거리 불안감만 더 커졌다”고 말했다.

불량 식품사태가 터질 때마다 미국 한인들은 두렵다. 그건 대부분 중국산 김치나 한국에서 건너온 김치가 많기 때문이다. 밥상에서 김치 없이는 하루도 못사는 한인들에게 충격이 아닐수없다.

 

썩은 김치 판매 홈쇼핑도 불똥

썩은 배추와 무 등 불량재료로 김치를 제조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면서 뷸똥은 김치를 판 홈쇼핑 업체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문제가 된 효원의 진천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를 비롯 한성식품 김치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져 소비자들 사이 환불 사태가 빚어졌다.

현재 홈쇼핑 업체 중 한성식품 김치를 파는 곳은 롯데홈쇼핑, NS홈쇼핑, 공영홈쇼핑 등 3곳에서 100억 넘게 팔았고 년매출 5백억 정도다.

이들 업체들은 썩은 김치 영상이 공개된 이후 한성식품에서 만든 김치 판매를 전면중단했다. 편성된 방송을 일괄 취소하거나 티커머스, 온라인 등을 통한 판매를 중단하는 식이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홈쇼핑기업에서 일한 지 6년이 되는데, 회사 임직원이 잘못한 것 외에 판매제품의 불미스러운 일로 전화가 빗발친 것은 처음 본다”며 “문제가 된 효원 제품은 판매하지도 않았지만, 기존에 판매한 한성식품 김치까지 환불 요구와 주문취소가 쏟아져 대책을 논의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는 효원의 진천 공장에서 만든 김치의 70% 이상은 수출용으로 알려졌다. 불신은 효원 김순자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한성식품 김치 전체로까지 불붙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김치는 그야말로 주 먹거리여서 한번 불신이 생기면 정직한 다른 브랜드까지 피해를 함께 입어 우려가 된다”며 “먹거리 신뢰 부분은 굉장히 중요해 (홈쇼핑) 직원들이 식품 공장 현장에까지 가 지켜보는 것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제의 한성식품 공장이 해썹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해썹 인증은 소비자가 식품을 안전하게 먹기 위해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과학적인 위생관리체계다. 원재료 생산, 제조, 유통까지 식품의 모든 과정이 관리된다.

한 소비자는 “정부 해썹 인증까지 받고 일반 홈쇼핑에서 버젓이 판매되는 김치가 이 모양이라면 우리나라 먹거리 위생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이번 썩은 김치 파동은 얼마전 중국산 ‘알몸 김치’ 논란 때 손가락질했는데 국산 김치에 수치와 망신’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알몸 절임 배추’ 파동 이후 중국산 김치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음식점들은 여전히 국산 김치보다 싼 ‘중국산 김치’를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많은 음식점이 가격때문에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계속 중국산 김치를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국내 음식점 1,000곳을 대상으로 ‘외식업체 중국산 김치 파동 영향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음식점들의 수입 김치 구매 비율이 43.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 알몸 배추 파동 이전 수입 김치 구매 비율은 47.1%였다. 파동 이후에도 4%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 것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김치는 사실상 100% 중국산이란 점을 고려하면 중국산 김치 파동이 실생활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셈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을 겪는 외식업체들은 싼 중국산 김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김순자 명장김치’ 조롱한 中누리꾼들

썩은 김치 파동으로 중국 누리꾼들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한국의 굴욕”이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24일, 중국 웨이보에는 ‘한국 유명 김치 제조업체, 썩은 배추 사용 폭로’ 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에는 김치 제조업체 한성식품이 운영하는 김치공장에서 썩은 배추와 무를 사용하는 영상과 기사를 인용해 작성한 중국 매체의 기사 내용이 담겼다.

매체는 “한국의 유명 김치 제조사가 썩고 상한 배추를 이용해 김치를 담근 사실이 폭로된 뒤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게시글에는 10만8000여개의 공감과 26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중국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김치 종주국이라고 뻐기더니 알고 보니 썩은 배추로 만든 것이었다” “김치는 중국에서 키운 배추로 만든 게 가장 안심” “어쩐지 맛이 없더라. 썩은 배추여서 그랬었나 보네” “이런 배추는 우리집 개한테도 안 준다”는 등 조롱하는 댓글을 달았다.

또 일부 누리꾼은 2022 베이징 올림픽 때 음식이 형편 없었다는 일부 선수들을 겨냥해 “중국 음식 맛 없다고 하더니, 썩은 맛이 없어서 그랬었군”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미국으로 건너온 불량제품들

한국에서 적발돼 더 이상 판매가 불가능한 불량식품들은 컨테이너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건너온다. 미국 한인들을 노리고 한인방송을 통해 쇼핑몰이나 한인대형마트와 거리 상점에까지 진출해 특히 노인네들을 집중공략 한다.

매일 오후면 한인방송에서는 아나운서도 아닌 요상한 남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유통업주가 출연해 건강보조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설명하며 사기 광고를 하는가 하면, 각종 리콜 제품이나 불량제품들을 헐값에 판매를 현혹하고 있다.

방송과 짜고 한인 시청자, 특히 노약자를 노린 사기행각을 버젓이 전파를 통해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한 개 사면 한 개 공짜, 2개 사면 4개 공짜 등의 수법이나 ‘마지막 기회’ ‘고객 사은행사’ ‘몇주년 기념행사’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노약자들을 유인한다.

국내에서는 식약청, 경찰, 언론 등 감시기구도 많지만 미국은 사각지대로 단속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미 사법기관은 정서와 먹거리가 다른 한인 실태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규정만을 앞세우고 몇 년에 한번 집중단속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