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늦은 밤, ‘잔’이란 후배가 집 앞에 찾아와 급히 함께 갈 곳이 있다고 서둘렀다. 한국에서 온 손님이 기다린다며 도착한 곳은 붉은 조명의 술집이었다.
누군가는 쉽게 갈 술집이지만, 태평양을 건너 이민 오면서 다짐한 맹세는 ‘술집 안 가기’였다.
그간 기자 생활 내내 지친 폭탄주와 접대문화에 이골 난 삶을 정리하는 의미였다.
맹세 때문에 금새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손님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 대화는 나눴다.
붉은 조명 술집
그때 만난 사람이 김관영이다.
현지 고향 선배들을 뵙는 자리라지만 알고 보니 다음 전북지사 선거에 나선다며 지지와 후원금 모금을 위한 자리였다. 그는 당시 백수였는데 뉴욕과 엘에이의 성공한 선배들을 찾아 뵈는 중이라는 것이다.
사업가인 ‘잔’이 얼마간 봉투를 줘 보냈다는 말을 나중에들었지만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의문이었다.
명백한 불법이 저질러진 붉은 밤의 기억이다.
이후 전북지사에 당선된 김관영, 그를 들먹이며 새만금 투자 프로젝트를 들고 한동안 투자자 모집에 열 올리던 ‘잔’ 일당의 모습은 더욱 김관영을 의혹에 빠뜨렸다.
그것은 얼마 후 사기로 점철된 ‘잔’의 사업이 망해 목을 메고 자살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해 주위에 충격을 남겼다.
새만금을 빙자해 어디까지 두 사람의 딜이 있었는지는 지금도 아리송하다.
간담회 비용 민폐
김관영과의 다음 조우는 엘에이 동포간담회장이었다.
도지사가 된 김관영은 한인타운 모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시종 자신 업적과 새만금 자랑으로 일관했다.
주위 아부꾼들은 덩달아 ‘차기대권’ 후보라며 추켜세웠다.
“과연 김관영이 대권후보 상인가.”
간담회장에는 주로 호남향우들이 모여 경청했다.
김관영 답게 어이없는 일은 간담회에서도 발생했다.
호텔 행사장 대여와 참석자 식사비를 포함한 6백만원을 현지 고향 선배들에게 떠넘긴 것이다.
일부 항의가 있었지만, 아부 하는 사람들의 주장으로 끝내 지불되었다.
결단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해외 공식출장에 도 예산은 있을 터지만 왠지 현지인에 떠넘기고 그 예산은 누구 주머니로 갔을까.
관폐 아닌 민폐라니, 그저 아연하기만 하다.
두 달후 김영록 전남지사가 엘에이를 방문해 두 차례 동포간담회를 가졌다.
당연 모든 비용은 철저히 전남도가 처리했다. 행여 고향 어르신들에게 부담이 될까 배려하는 모습에 차이는 확연했다.
두 도지사가 남긴 모습을 향우 어르신들은 어떤 소감을 가질지 분명하지 않은가.
인사과 3인방 비호
이런 와중에 괴이한 제보가 멀리 엘에이까지 날라 들었다.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보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본보에 온 내용은 놀라운 것들이었다.
전북도에는 1만6천명의 공무원이 근무 중이다. 이들 인사권은 당연 도지사에게 있다.
도청 총무국 인사과에서 인사를 집행한다. 그런데 인사과 3인방이 인사 권한을 이용해 만행과 갑질, 심지어 직원 폭행까지 일삼고 있으나 ‘쉬쉬’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이들은 김관영의 심복 중 심복으로 도청 안팎에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무원은 인사가 만사다. 승진만이 아니라 이른바 ‘꽃보직’이 있기에 같은 급에서도 요직을 선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권자에게 아부와 충성, 심지어 뇌물까지 바쳐야 한다.
이래서 주사가 계장으로, 계장이 과장으로, 과장이 국장으로, 승진하는데 몇천, 몇억이 뒷거래한다는 루머까지 나돈다.
요즘은 맑아졌다지만 과거에는 당연지사로 통했다.
본보 보도로 인사과 3인방의 만행은 폭로되었다.
도의회가 나서고 수사까지 받으면서 징계 처리되었다. 한 명은 직급 강등과 멀리 군으로 내쳐졌고 또 한명은 면사무소로 조치되었다.
여기서도 여지없이 김관영의 꼼수, 부정은 있었다.
어떤 관계에서인지 6급 직원은 엘에이에 있는 전북미주사무소 소장으로 발령되었다.
엘에이에는 전남, 경북, 등 지자체들의 미주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인기 근무지에 승진 고과를 받는 곳이라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징계 대상을 슬그머니 해외로 빼돌려 오히려 ‘꽃보직’으로 보낸 꼴이 되었다.
당연 이 내용도 본보에 보도되어 결국 발령 3개월만에 소환 조치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게 모두 김관영의 작품이고 ‘김관영식’ 행정이다.
도지사 김관영의 업적이라면 세계잼버리 대회가 떠오른다.
곳곳에서 무능과 예산 낭비, 이해되지 않는 예산집행 등, 당초부터 치를 수 없는 세계대회 유치로 화를 불렀다는 오명을 남겼다.
하나를 보면 셋을 알수 있는 법이고, 모두를 속일 수는 없다.
도지사가 되어 권력과 돈에 취한 탓이었는지, 해서는 안될 짓을 거듭한 김관영의 결말은 너무도 당연하다.
언감생심, 재선 도지사 도전이라니,,,
사람은 한번 속지 두 번 속지 않는다. 두 번 속아서도 안 된다.
12.3 내란 방조
스무 살 남짓 학생들에게 선거를 위해 돈살포라니, 그것도 논란이 일고 CCTV 포착 말이 돌자 살포한 돈을 다시 거둬 문제가 없다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나 그 답다.
더 어처구니 없는 비난은, 12.3 윤석열 반란 당시 김관영은 반란 성공 이후를 대비한 것인지 반란 동조, 방조 혐의까지 터져 나왔다.
12.3 비상계엄 포고령 실시를 착착 진행하려던 내용이 드러났다면, 당시 국회에서 반대 시위를 하던 국민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 확실하다. 내란 동조 또는 방조 세력인 것이다.
출세에 어둡고 돈에 밝으면 이런 모습이 되는가.
권력에 취한 자의 모습이 이러한가. 어쩌면 인성 자체 또는 태생이 그러한 탓 아니겠는가.
호남의 두 도지사 모습이 달라도 너무 달라 드는 생각들이다.
인생은 짧고 물거품처럼 모든 것은 사라진다.
산 오르는 것에 취해 내려올 때 겨우 발견하는 꽃의 소중함을 뒤늦게라도 깨닫기를 바래본다.
그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민주당 내 재선 경선에서 김관영은 당연하게도 탈락 아닌 민주당 제명처분으로 끝났다.
그것도 당내 감찰 심사후 당일 밤에 전격 처리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제명처리 막후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세상이 아는 일을 민주당 내부에서도 알았던 건 아닐까.
마지막까지 김관영은 추했다. 당에 재심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끝까지 불복 투쟁에 나선 것이다.
한치 앞도 분간 못하는 처사였다.
권력에 취하면, 보이는 게 없는 법인가.
이제 그에게는 선관위, 경찰,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지만, 어쩌면 그의 정치 인생은 막을 내린 것 같다.
김관영이 가슴에 새길 대목은 ‘사필귀정’ 이다.
그것도 쉽지 않을 일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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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2026.04.23 / 조회수: 4 어느 늦은 밤, ‘잔’이란 후배가 집 앞에 찾아와 급히 함께 갈 곳이 있다고 서둘렀다. 한국에서 온 손님이 기다린다며 도착한 곳은 붉은 조명의 술집이었다. 누군가는 쉽게 갈 술집이지만, 태평양을 건너 이민 오면서 다짐한 맹세는 ‘술집 안 가기’였다. 그간 기자 생활 내내 지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