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김순호 경찰국장 ‘프락치 행적’ 눈덩이, 일제 앞잡이 밀정 짓으로 승승장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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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부끄러운 성균관인…사퇴하라”
동문·민주화단체 “프락치 의혹 규명해야”
윤석열 정권의 참모습이 김순호 경찰국장
‘노동권 단체 간부 → 대공요원 특채’ 배경
자백했다는 89년 7월엔 수사 마무리 수순
국가기록원·검찰에 남은 자료들로 소명해야
군 강제징집 당시 프락치 활동 의혹
독립군 밀고한 밀정의 잔재 프락치
동지 팔아먹고 출세 지향한 배신자들
이완용 출세하듯 김순호 출세가도는 죄악
변명에 변명, 그러나 앞뒤가 맞지 않고 현재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혐의는 차고 넘친다.
가증스럽고 추악한 인간 말로의 참상이다. 살기 위해, 출세를 위해, 어제의 동지를 팔아 넘겼다.
동지들은 독재정권의 하수인 공안 경찰에게 갖은 고문과 폭력으로 죽거나 불구자가 되었고 평생을 어둠 속에서 살아야 했다.
프락치, 밀정, 배신자, 간첩, 스파이 노릇을 한 자들은 호위호식에 부와 명예까지 위장해 차지했다.
김순호,
이 자(놈자 者)는 어떻게 공안 경찰 사무실을 알고 찾아 갔을까. 일반인들이 알기도 힘든 대공분실 사무실을, 일반인이 쉽게 찾아 갈수는 있던 시기였던가. 1980년대에 말이다.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다.
김순호가 밀정 프락치 노릇을 자청했거나, 경찰의 회유에 응했거나, 그 자는 동지를 팔아 먹은 쓰레기 인생에 불과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가들 절반이 밀정, 스파이, 밀고자에 의해 죽었다. 몇 푼의 현상금 때문에 혹은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그들은 동지나 독립군을 일본놈들에게 밀고했다.
백년전의 잔행(殘行)이 6.25동란에 이어졌고 그리고 독재정권에서 잔영(殘影)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물이 바로 김순호다.
전두환 군사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대학가 시위를 뿌리뽑고 노동현장의 시위도 제거해야 했다.
그 작업에 밀정, 프락치, 스파이, 배신자가 필요했다. 이들을 고용한 자들은 공안경찰, 안기부, 보안사 등 요원들이었다.
<끝장취재>로 당시 프락치들의 실상을 파헤쳐본다.
강 산 <탐사보도팀>
김순호,
1963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고, 성균관대 정외과(81학번)와 한국외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고, 5.18후 1983년 3월 군대에 강제 징집되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국가보안사령부에 끌려가 심사를 받고 중간 등급인 ‘B급’ 녹화사업 관리대상으로 1502번 관리번호가 부여됐다. 전두환 정권이 운동권 학생들을 군대에 징집하고 사상 재교육을 실시한 녹화사업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당시 녹화사업 과정에서 참혹한 폭력을 당하거나 회유 당해 프락치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았다.
김순호도 대학 졸업 후 공장에 위장 취업하고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인노회,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에 가입하는 등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4개월동안 잠적한 김순호는 홍제동 대공분실에 스스로 찾아가 모든 것을 4일동안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1989년8월, 경장 특채로 경찰에 입문하여 전향했다. 이후 승진을 거듭 총경을 거쳐 2018년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경무관 시절 전북지방경찰청 안보수사부장, 경기도남부경찰청 경무부장, 수원남부경찰서장을 역임했다.
2022년 6월, 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 인사에서 치안감으로 승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직을 맡았다. 그리고 7월 말, 신설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에 임명되었다.
자수하러 간 핵심 혐의자를 수사 경찰이 입건조차 않고 오히려 1인 특채를 제안해 채용까지 했다는 것인데, 이는 이용할 가치가 크거나 뭔가 작동했다는 추정이 남는다.
한 경찰관은 “독재정권에서 가능한 일”이라며 “불법에 가담했다면 형사입건해야 하고, 그렇게 안 하면 직무유기죄로 경찰이 처벌받는다”고 설명했다.
승진 또 승진
김순호가 경찰 특채되는 과정도 드러났다.
한 사람 채용만을 위한 무시험 특채에 경찰 교육훈련도 배제되었다.
김순호는 어떻게 알고 사무실을 찾아간 것일까. 정보기관 건물을 어떻게 알고 스스로 찾아갔다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공안 경찰 사무실에서 프락치를 자원하고 동지들을 팔아 넘겼다. 동지들은 김순호의 밀고대로 하나 둘 체포되었고 ‘인노해’ 조직은 와해되었다.
1989년 2월 인노회가 이적단체로 지정된 후 회원 18명이 체포되고 15명이 구속되었는데, 당시 부천 지구위원장이자 조직의 넘버2였던 김순호는 4월경 갑작스럽게 잠적했다가 4개월 만에 ‘대공 특채’로 경찰관이 되어 나타났다. 첫 부임지는 인노회 사건을 수사한 치안본부 대공수사 3과였다.
당시 경찰 조사를 받은 인노회 회원들은 김순호만이 알고 있을 정보를 경찰이 전부 꿰고 있어 내부 밀고가 없이는 불가능한 체포작전이 계속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애초에 인노회에 침투한 것도 계획적 공작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반증으로 김순호는 1983년부터 국군보안사령부 정보원으로 활동하며 모교인 성균관대 교내서클 동향을 보고했으며, 활동내역이 국가기록원 존안자료에 남아 있다
김순호의 승진 이면에는 동지들의 피와 운동권의 피로 쌓아 올린 것이다.
기이한 인연 홍승상
여기에 현대사의 추악한 인물이 또 한 사람 등장한다. 하늘의 단죄를 받은 것인지 지금은 암투병중으로 죽을 남만을 기다리고 있는 홍승상이다.
이 자는 ‘영화1987’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라는 대국민 사기 발언을 남겼다. 당시 경감이었지만 간첩 잡는 공안경찰 위세로 검사나 변호사쯤은 안하무인 막가파였다. 그런 시대였다. 납치, 구속, 고문이 횡행하던 독재시대.
홍승상 전 총경은 인노회 사건 수사 책임자로 직접 영장을 신청하고 피의자 신문조서도 홍승상이 직접 작성했다. 인노회 사건 당시 피해자들은 홍 경감이 직접 올라와 신문 조서를 꾸미고 피해자들을 고문했다고 밝혔다.
홍승상은 당시 대공수사 2단 5과 1계장이었고 박종철을 살해한 가해자들은 5과 2계 소속이었다. 홍승상은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기소되지 않았고 승승장구했다. 1990년 1월 경정 승진, 1991년 7월 보국훈장 삼일장, 1994년 12월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했고 1997년 1월 총경으로 승진해 화순경찰서장으로 부임했다가 40여 일 만에 이한영 암살사건이 발생해 분당경찰서장으로 부임했다. 1998년 퇴임 후에는 <현장에서 본 좌익의 실체>라는 저서를 펴내고 대한민국재향경우회 기획조정위원을 역임했으며 각지에서 안보 강연까지 했다.
‘영화 1987’처럼 잔혹하고 악랄한 전형적 남영동 대공수사관이다.
김순호는 침투한 성대 심산연구회에서 학교 앞 경양식집 ‘들꽃’에서 만난 심산연구회 후배 회원들 명단과 등록 써클에서 지하 이념서클이 된 과정, 합숙 MT 등 방학 활동계획과 조직 등을 구체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영원히 묻힐만한 역사가 윤석열 정권의 행안부 경찰국장 임명에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 임명 이후 갖가지 과거 만행이 보도되자 김순호는 가증스럽게도 “홍승상을 찾아가 ‘인노회’ 이야기를 한 건 맞지만 거래를 하지는 않았다. 거래를 했다면 더 높은 직위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게 변명인가. 지내고 보니 더 높은 직위를 요구했었어야 했다는 것인지 놀라울 뿐이다. 정녕 인간이 어디까지 악마가 될 수 있는 것인가.
국회 행안위 질의에서 “서울 홍제동 대공3분실은 그냥 갈 수 없다. 안대를 하고 어딘지도 모르고 끌려가는 곳인데, 어떻게 자기 발로 찾아갔느냐”(이해식 민주당 의원)는 추궁에 김순호는 답하지 못했다
고문, 투옥, 분신
<인노회 탄압백서>를 보면, 1989년 1월부터 본격화한 치안본부의 인노회 수사는 안재환(회장)·신정길·이동진 연행(2월), 인노회 핵심 인물 최동 연행(4월)으로 이어졌다. 잠적했던 김순호는 돌연 ‘홍제동 대공분실’ 대공수사3부 경찰로 변신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 직후인 9월 최동이 구속됐다. 최씨는 고문 후유증을 겪다 90년 8월 한양대에서 분신자살했다.
최동.
당시 유명한 이란의 혁명지도자 호메이니에 빗대 ‘최메이니옹’이라 불릴 정도로 원칙주의자이면서도 다정다감한 문학청년이었다. 성균관대 4학년이던 83년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학내 시위를 주도해 실형을 선고 받은 그는 복학 대신 노동현장을 택했다. 소규모 공장을 전전하며 프레스공으로 일하며 88년 인노회결성에도 적극 참여했다.
89년 4월 그를 치안본부 홍제동 대공분실에 갇힌 인노회 사건 관련자들은 내부 조직이나 활동에 대한 소상한 정보가 파악된 것에 기이함을 토로했다.
최동의 여동생 최숙희씨는 “면회 끝엔 늘 오빠를 꼭 안아줬는데 그때마다 ‘이상하다, 너무 많은 걸 안다, 다 피하라고 해’라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순호는 오빠가 아끼는 후배였고 제가 어린 나이에 밥도 많이 해준 사람”이라며 “김 국장이 오빠 무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를, 오빠 49재를 지내고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밀실에서 며칠씩 잠을 재우지 않는 정신적 고문과 안기부로 넘기겠다는 협박, 자해 등이 겹치며 송치 후 그는 실어증이 나타나는가 하면 심각한 우울증, 정신분열을 겪었다. “나를 죽이려 감방에 분말가루를 뿌린다” “주사기로 에이즈균을 투입했다” 같은 말도 했다. 외부 입원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은 묵살됐다.
연행 뒤 치안본부의 준비된 조직탄압 수사라는 사실을 깨달은 최동은 20여일간의 조사 과정에서 동료들이 피할 시간을 벌게 하기 위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두 차례 자해를 했다.
밀정 증언 잇따라
동료들은 그의 밀정활동을 의심할만한 정황들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군 제대 직후 복학하지 않고 부천지역 중소공장에 위장취업을 했다. 부조리한 노동 현실을 알리고 노조 설립을 돕는 일을 했는데 인노회에도 가입해 부천 지구장까지 맡았다.
그런데 당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김순호의 수상한 행동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인노회는 노조설립을 독려하기 위해 전단지를 배포하곤 했는데, 김순호가 이를 통째로 분실하는 일이 있었다.
[안재환/인노회 초대회장]
“분실한다든가 뭐 이런 일이 있고 그래서, 혹시 사고가 날까 봐 좀 주시를 하고 그랬는데.”
또 김순호가 당시 우유나 신문 배달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절대 유출돼선 안 되는 회의록 같은 문건들을 뭉텅이로 수레에 싣고 다니다 발각된 일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회의록 같은 거 다 품속에 넣고 이렇게 가거나 이렇게 하지. 없어지면 어떡하라고. 그때는 좀 이상한 놈이네. 이렇게만 생각했다고.”
뿐만 아니라, ‘김 국장이 지역 노동운동 모임에 나오지 않아 집에 사람을 보냈더니, 각종 전단지를 모아놓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안당국이 노동운동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던 군사정권 시절, 문서 한 장 때문에 경찰에 연행돼 고초를 겪는 일도 흔했던 상황에서 절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한 장도 겁이 나는 시절에 뭉텅이로 모아 논 것은 대공분실 보고용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잡혀가지 않을 자신감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인노회 사건이 터지면서 경찰에 연행됐던 동료들은 김순호의 밀고 때문에 15명이 구속되며 조직이 와해됐다고 믿고 있다.
가명 김봉진으로 행세했고 학내 동향보고로 A급 프락치 대우를 받았다.
2020년 재심판결에서 인노회는 이적단체가 아닌 판결을 받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의혹, 밝혀져야 할 진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때 가까웠던 동지 중 한 명은 치안본부의 조사 끝에 죽음을 선택했고, 다른 한 명은 대공경찰 특채 뒤 고속 승진을 해 그 치안본부의 수장이 됐다는 사실이다. 아이러니라는 표현으론 다 담을 수 없는 현실, 역사는 올바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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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 열사 영결식 운구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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