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죽음은 다반사가 된 시대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전쟁, 그리고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나 대기근 시대에 인간의 죽음은 일반화 되었다.
부쩍 주위 사람들의 부고 소식에 팬데믹 시대가 차가운 현실임을 인식한다.
죽음이 난무하는 시대라 할지라도 무릇 죽음의 색깔은 다채롭다.
인간의 생과 사는 운명이며, 예정된 것일까.
‘코로나 블루’는 죽음 이전에 정신적 고통을 내포한다. 코로나 시대는 다양한 고통을 수반하고 전혀 새로운 체험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고통 속을 걸으며 죽음에 이르는 길이 바로 코로나 시대의 삶인 셈이다.
새해 벽두에 뜻밖의 뉴스를 접하고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어지럽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건의 재판 청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갑근(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의 딸이 부친을 걱정하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였다.
윤갑근은 라임펀드 김종필 부사장으로부터 우리은행에 로비를 한다며 2억2천만원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알선수재)로 지난 크리스마스에 구속 기소됐다.
딸 A(29)는 지난4일 새벽 5시경, 투신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아파트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했으나 추락하면서 나무 가지와 차량 보닛에 부딪쳐 에어매트 밖으로 떨어져 머리와 다리에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은 건졌다.
사고 당시 A는 모친의 부재로 혼자인 상태였으며, ‘남은 가족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는 구속된 부친의 처지를 크게 걱정했다고 한다. 윤갑근 구속 후 교도소 이메일을 통해 “보고 싶다”,
“같이 살자” 등의 편지를 매일 보내기도 했다.
윤갑근은 누구인가
64년생, 청주 출신, 성균관 법대, 연수원19기, 대검 반부패부장, 강력부장, 대구고검장을 거쳤다. 지난 총선에서 청주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국힘당 충북위원장을 맡고 있다.
27일, 첫 공판에서는 자문료 주장과 청탁 대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윤갑근은 우리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를 중단하자 라임 펀드를 재판매하도록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측에 요청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장은 손태승(61) 우리금융지주 회장(행장 겸직)이다. 손 회장과는 같은 대학 선배 사이다.
이외에도 윤갑근은 박근혜 정권 당시 민정수석이던 우병우 핵심라인 인물로, 우병우 수사 당시 자신의 사무실에서 차를 대접한 장면이 공개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윤갑근은 김학의 별장 떼섹스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확보한 문건에도 이름이 들어있다. 과거사위는 경찰 수사기록에 윤갑근이 접대를 한 건설업자 윤중천과 골프를 치고 별장에 갔다는 진술 및 정황이 확인됐으며 엄정한 수사와 감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윤갑근은 이를 부인했고 검찰은 추가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검사 재직시절 선두그룹으로 잘 나가는 검사였지만 결코 떳떳한 검사의 직분을 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스카이’대학 출신도 아니고 지방에서 자란 고시합격생이 출세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독일병정식 인생의 뒤안길이 겹쳐지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까.
내내 승승장구한 선두 검사의 길을 걸은 윤갑근의 딸이어서 처음 맛본 아빠의 구속은 더 수치스러웠을 터이다. 구속 충격도 컸지만 주위 시선도 압박이 되었을 것이다.
자식이 커 가면서 부모는 어떤 생을 살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부모의 도리를 위해서 자신의 출세와 탐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생각해야 한다. 돈과 출세로 가문의 부귀영화와 명예가 지켜지지 않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세상의 최대 부자도, 권력자도 부질없는 그 끝을 조금만 관찰하면 알 수 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는 실로 커서 알기도 어렵거니와 알더라도 실천하기는 더욱 어려운 법이다.
멸문지화 滅門之禍,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세를 누리다가 하루아침에 이슬처럼 사라지는 경우는 지금도 유효하다. 총으로 잡은 권력이든, 돈으로 산 권력이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올라갔기에 추락한다는 말이다.
조선말, 이완용의 땅은 전국 곳곳에 수백만평이었다. 역사상 최대 역적의 자손들은 숨어 지내면서도 그 땅찾기를 보물찾기식으로 벌이기도 했다. 일부는 어렵게 찾았지만 몰수를 당하기도 했다.
이완용은 생전 자신이 역사에서 그런 칭호를 받고 멸문지화를 당하리라고 설마 생각했을까. 조선말 최대 재산을 자식세대에도 지켜내지 못하고 먼지처럼 사라질 줄 알았더라면,,,
일본 귀족작위와 조선말 최고 권세가 자식들에게는 악귀가 된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지금 국내에도 떳떳하지 못한 삶 때문에 자식들이 고통 받고 먼지처럼 흩어져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날마다 TV에 나와 조명 받는 사람들, 부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그들의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조금은 달라진 세상이 될 것이다.
매년 수십명의 정치, 유명인들이 극단적인 죽음을 선택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다. 죽음 이후, 남은 가족들은 멍에를 쓰고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남은 가족은 죄가 없다. 단지 벌어온 재산으로 잠시 먹고 누린 죄 정도일 것이다. 몰락한 가장의 모습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죽음을 선택한 자식 또한 무슨 죄가 있겠는가.
LA한인사회에서도 오늘, 완장을 차고 떵떵거리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이 많다. 몇 푼의 돈, 별소용도 없는 감투를 행세하며 쌈박질에 소송, 이권 싸움에 여념이 없다. 안 보이는 곳에서 술과 여자를 탐하고 추악한 가면의 생을 사는 자들. 그 생생함을 가족들이 알게 된다면,,,
그들 자식과 가족은 무슨 죄인가. 그가 저지른 죄악을 두고두고 갚을 운명은 타고 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악인은 악행을 저지르면서 절대 악행이라 여기지 않는다. 이완용이 그랬든 것처럼. 성찰은 악행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악행인줄 알고 성찰이 시작된다면 과오는 줄어들것이 분명하다. 악행은 기실 저지르는 자부터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오늘도 알만한 ○○목사, ○○전직단체장, 부고 소식을 듣는다. 혹 그들이 남긴 그림자에 어둔 짐을 져야하는 가족은 없기를 기원한다.
< 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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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2021.02.11 / 조회수: 72 요즘 죽음은 다반사가 된 시대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전쟁, 그리고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나 대기근 시대에 인간의 죽음은 일반화 되었다. 부쩍 주위 사람들의 부고 소식에 팬데믹 시대가 차가운 현실임을 인식한다. 죽음이 난무하는 시대라 할지라도 무릇 죽음의 색깔은 다채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