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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업이나 단체에서 기증한 마스크 물품 전달식을 왜 총영사가 직접 하는 것이며 기자를 동원해 사진까지 찍어 보도하는 것인가. 언제 적 보던 전시행정인지 정말 수치스럽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한두 달 전과 달리 지금은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마스크 5천장의 가격도 천불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귀한 정성이고 필요한 사람에게는 절대 소중한 물품이겠지만 굳이 총영사가 직접 전달식을 매번 하는 것도 꼴사납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또 있다.

왜 이런 물품 전달식을 굳이 총영사가 직접 하는 것인가. 팬데믹 사태가 유래가 없기는 하지만 바쁜 총영사가 기증품 전달을 번번이 하는 장면을 언론에서 접할 때마다 씁쓸한 장면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홍수나 가뭄 피해를 위한 모금이나 불우이웃돕기 같은 성금 행사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적은 돈을 들고 줄서서 TV에 찍히고 신문에 명단 게재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지역 유지나 행세깨나 하는 자들은 이런 장면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생색내기다. 한편에서는 그렇게라도 한푼 두푼 모아 극히 어려운 사람에게 배분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시절도 있었다. 

뒤돌아보면 얼마나 구태의연하고 낯 뜨거운 장면인가. 고작 돈 몇푼 기부하면서 사진 박고 이름 알리고, 꼭 그래야 기부하는 것인지 그들에게 진정 묻고 싶다.

성경에는, 성금이나 나누기의 기본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럼에도 왜 이토록 낯 뜨거운 짓을 새로 부임한 박경재 총영사는 즐기는 것인가. 이른바 올드한 꼰대발상인지 아니면 낙하산으로 실제 공직자 처세를 망각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꼼꼼히 살펴보자.

전달한 마스크 물품은 실제 자신의 주머니에서 한 푼도 나오지 않았다. 또 한국 정부에서 지원한, 마땅히 총영사관에서 전달해야 하는 행사도 아니다. 총영사가 이런 막중한 시기에 그리 할 짓이 없는 것인가.

일부 단체나 기업에서 전달한 물품을 박 총영사가 전달하는 모습은 왠지 ‘가로채기’ ‘생색내기’ ‘전시행정’ 등 군사독재 시절에나 볼 행정이라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것도 이런 낯 뜨거운 장면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데 더욱 아연해진다. 총영사가 위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검사단체, 정치인 모임, 단체장 위주 행정이나 행사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

조금만 살펴보면 주위에 코로나 시대에 최악의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자살을 하고 생명을 위협 받는 막장까지 치닫는 부분이 많다.

그늘진 세상, 당장 설자리 없는 극빈층이 한인사회에 이외로 많다는 사실을 총영사관에서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번호 빈민층 기사 참조)

실상 파악을 위해 한번이나 나선 적이 있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할 뿐이다.

한때 국정감사나 외무백서에서 드러난 LA총영사관의 민원처리 실적 꼴찌가 수년간 이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뜨거운 비난 뒤에 이전 총영사의 치열한 노력으로 겨우 민원불만이 나아지는가 싶더니 다시 전화불통, 장기대기, 총영사관 방문 민원까지 아우성이다. 물론 총영사관 측은 코로나 사태로 어쩔 수 없다는 항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들은 최선을 다하는 LA총영사, 나아진 총영사관의 민원처리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갑작스런 김완중 전총영사 인사발령으로 떠난 뒤,  이명박 이래 두 번째로 외교관이 아닌 총영사가 청와대의 전화 한통으로 발령 부임했다. 세계 최대 한인거주 지역의 총영사를 낙하산 보은인사인 것에 현지 한인들은 멘붕에 빠졌다. 그것도 몇 개월 공석으로 공백이 있었고, LA 부임이후에도 잡음은 이어졌다.

이름 내기와 생색내기 관습에 젖어서인지 한인회장과 자리싸움과 숟가락 뺏기 쟁투가 벌어져, 몇 년 전 총영사와 한인회장간 서열, 자리싸움이 계속된 시절의 장면이 겹쳐진다.

결과는 관저 초청 식사에 극진한 사과로 마무리 된 것 같지만 이를 지켜보는 한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모를 것 같지만 총영사가 무엇을 바라보며 무엇을 원하는지 사람들은 안다. 그가 노리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이다.

이렇듯 제대로 갈 길을 못가니(몰라서 그런 것인지, 안하무인 탓인지 모르지만) 치솟는 불만 민원과 코로나 사태 대응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엄중한 시기에 보여주기식 마스크 대리 전달이 과연 총영사의 업무인지 깨닫기 바란다. 혹여 총영사가 초행길이라 서툴 다면 다른 영사들이라도 나서서 바로잡고 진언했어야 마땅하다.

지난 4개월 최고 선진국 미국의 코로나 사태는 알다시피 세계 최악이다. 전 세계 확진자 1500만명 중 4백만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도 1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불과 보름에 백만명씩 늘고 있다.

그 기간 LA총영사관의 대처 행정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예상대로, 뉴욕 등 타 총영사관에서 코로나 상황보고 정리를 150회 넘게 하는 동안 LA총영사관은 5개월 동안 4회뿐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드러났다.

한인 확진자 발생이 얼마인지, 사망자는 얼마인지 당연히 파악하고 알려야 했다.

기업이나 업소들 발생 상황과 고충은 어떠한지 파악하는 것도 마땅한 업무일 것이 분명하다. 다행스럽게 이런 상황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는 열심히 조사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도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확진자 현황, 사망자 현황, 입원자 현황 등과 코로나 확진 검사장소 및 추가현황, 각 주정부의 대책과 지원 등을 상세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4개월 동안 안내 공지는 모두가 처음 겪는 코로나 사태의 길잡이가 되었고 대책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미 정부의 발표문을 번역해 알리고 경제지원과 갖가지 혜택을 놓치지 않게 노력했다. 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까지 게재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달라도 많이 다른 두 영사관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총영사관이 해야 할일은 마땅히 이런 업무가 아닐까. 총영사를 비롯 백명이 넘는 영사와 직원조차도 이런 착상을 하지 않은 것은 LA총영사관의 분위기 탓인가, 인재 부족 탓인가.

한국의 코로나 대처는 세계가 격찬한 초일류로 박수를 받았다. 충분히 우리가 잘할 수 있다는 근거다. 특히 한국의 대처대로 따라만 가도 모범 총영사관이 되는 단순 간단한 업무마저 무능과 태만으로 무시되었다. 지도자, 리더 한 명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수년전 난장을 치고 떠난 한 총영사에게 전한 칼럼 제목을 다시쓴다. 널리 알려진 구절이지만,

‘올라갈 때 못 본 꽃 내려올 때 보았네’

부디 박 총영사도 내려올 때 깨닫지 말고, 지금 깨달아서 여기저기 피어 있는 꽃들을 오래 살펴보기 바란다.                                

< 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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